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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교수의 재미있는 '익은말'] 우리 친구 세 친구

남편과 본부인 첩이 한 집에서 같이 다정하게 살거나 한 집에서 같이 살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본부인과 첩이 화합하고 사는 경우를 우스갯소리로 “우리 친구 세 친구” 사이라고 하는데 그 말은 설화에서 생긴 말이다.

 

본부인과 첩을 일컬을 때 본부인을 ‘큰이’ 첩을 ‘작은이’라고도 했다.

 

<근원설화>

 

지난날에 본부인과 첩이 한 집에서 같이 사는 일은 거의 본부인이 건강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지만 본부인이 건강한데도 같이 사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큰이와 작은이가 한 집에서 방만 따로 쓰며 같이 살았다.

 

그들은 서로 형님 동생이라고 부르며 때로는 큰이가 자기 방에 들어온 남편을 동생(작은이) 방에 가 자라고 친절을 베풀고, 또 작은이도 남편을 형님 방으로 가라고 보내기도 하였다.

 

그러고 난 다음날에는 남편을 양보한 부인이 남편과 같이 잔 부인에게 어제 저녁에 우리 친구와 인사했냐고 묻기도 했다. ‘우리 친구’라는 말은 그들은 서로 남편의 자지를 ‘우리 친구’라는 별명으로 불렀기 때문이었다. 즉 ‘우리 친구와 인사했느냐’는 말은 남편과 관계했느냐는 말이다.

 

그들 두 부인은 길쌈 솜씨가 좋아 한 장(5일) 동안에 각기 베 한 필씩을 짜 놓으면 남편이 시장에 가지고 가 팔아오는 것이 그들의 생활이었다.

 

어느 장날 남편이 베 두필을 가지고 시장에 나가 늦게야 베를 팔고 술을 많이 마시고 밤에 돌아오다가 해감 속에 빠져 헤매다가 겨우 집으로 돌아와 마당에 쓰러졌다.

 

두 부인이 달려가 해감 투성이가 된 옷을 벗기고 알몸을 둘이 들어다가 방에 눕히고 씻는데 큰이는 작은이에게 우리 친구(자지)는 동생이 씻으라고 하니 동생(작은이)이 그래도 형님이 씻어야지요 하고 양보했다.

 

그때 물이 식어 작은이가 부엌으로 물을 데우러 갔다.

 

큰이가 자지를 씻자 자지가 좀 일어나 끄덕끄덕하는지라 큰이가 깔깔 웃으며 “그래도 안다고 인사를 하네” 하니 부엌의 작은이가 “누가 인사를 해요” 했다.

 

큰이가 “우리 친구가 끄덕끄덕 인사를 해” 하니

 

부엌에서 작은이가

 

“형님 형님 나도 여기 있다고 해요”

 

큰이가 자지를 건드리며

 

“작은년(작은이)도 부엌에 있어” 했다.

 

그때 작은이가 방에 들어와 다순 수건으로 자지를 씻자 또 끄덕거리는지라 둘이 깔깔 웃을 때 남편이 깨어나

 

“무엇 때문에 웃고 야단이야” 하니

 

큰이가

 

“지금 우리 세 친구가 인사하고 있었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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