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 봐라, 얘”, “솔직히 말해서…….”, “에,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가…….”
‘항상 말에 대해 묵상하라.’는 인도의 성전(聖典) ‘우파니샤드’의 지침대로 묵상을 하자고 유난을 떨진 않는다 하더라도, ‘솔직히 말해서’란 말이 흔해진 까닭이 궁금할 뿐이다.
도대체 ‘솔직히 말한다’는 말을 남발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아마도 불신시대를 넘어 거짓말 탐지기가 위세를 떨치는, 거짓말 시대가 도래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솔직히 말한다.’는 어떻게 말한다는 뜻인가. 그것은 곧음(直)을 좇아 구부러지지 않게 참말을 한다는 뜻이다.
가장 짧게, 그리고 곧장 질러 하는 말이 솔직한 말이다. 변죽을 울리거나 에두르지 않고 곧바로 짧게 질러 말함이다. 그런데 왜 이 ‘솔직히 말해서’를 앞세우는 것일까. 혹시 이 말을 전제하지 않고 하는 말은 모조리 거짓말이라는 뜻인가.
이렇게 나가다가는 “솔직히 말해서 이 버스를 타십시오.” “솔직히 말해서 날씨 참 좋군요.”식의 언어 시대가 몰려올지도 모를 일이다.
복잡한 세상과 악성(惡性)지능의 발달로 셜록홈즈나 뤼팽, 형사 콜롬보도 혓바닥이 굳어붙을 범죄 사건이 빈발하는가 하면 ‘새빨간 거짓말’이 분화해 불그스름한 거짓말, 또는 무색에 가까운 고도의 거짓말로 물들고 있는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말머리마다 ‘솔직히 말한다’라는 ‘참말 보증’딱지를 붙인대서야 세상이 너무나도 삭막하지 않겠는가.
‘솔직히 말한다’는 말을 즐겨 쓰는 사람은 자신이 평소 거짓말만 하던 사람이라는 것을 공표(公表)하는 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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