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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교수의 재미있는 '익은말'] 촛 값 안 받는 게 다행이다

술집에서 신술을 마셨을 때 꼬집는 말이지만 또 변변찮은 물건을 제값을 받을 때도 인용된다.

 

<근원설화>

 

전에 곡식과 누룩으로 술을 빚어 먹을 때는 술을 잘못 빚어 맛이 신 경우가 많았다.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길가 술집에 들어가 술을 청하여 마셨다.

 

조금 마셔보니 술이 초처럼 시어 ‘아 시어’하고 잔을 놓았다.

 

그때 옆에서 먼저 와서 술 한 잔을 반잔쯤 마시고 잔을 놓고 있던 사람이 뒤에 온 사람이 술이 시다고 하자 빙그레 웃으며 “내 입에만 신줄 알았더니 손님도 신 모양이구려”했다.

 

그들은 이왕 산 것을 버릴 수도 없어 한 잔씩만 마시고 주모에게 술값이 얼마냐고 물으니 좋은 술값과 같이 요구하는지라 한 사람이 불평스러운 말씨로 “초를 마시고 술값을 치르네”하며 술값을 치르자 옆의 사람도 술값을 치르며 또한 불쾌한 말씨로 “그래도 술값만 받고 초 값은 안 받는 것을 다행으로 알아야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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