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 과 오페라의 소통 '톡톡'
올해 전북음악계는 지역의 문화적 자산을 소재로 한 작품활동이 이어졌다. 특히 지역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작업은 작품의 소재도 지역에 기반을 뒀지만 형식도 양악에 국악을 접목하는 등 지역중심적이고 한국적인 색채가 나는 작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지역 연주단의 활동도 풍성했다. 글로리아 스트링오케스트라와 필하모닉 첼리스트 앙상블은 올해도 어김없이 왕성한 연주활동을 보이며 클래식 저변확대에 앞장섰다. 신생 연주단의 발표무대도 늘어났다. 개인연주자들의 독주회도 다양한 형식으로 이어졌다.
올해 공연예술계가 그렇듯 음악계도 외형적으로 풍성했다.
△지역 문화자산 오페라로
지역의 문화적자산을 소재로한 오페라가 잇따라 올려졌다. 3년여전부터 한국적인 오페라 작업을 이어온 호남오페라단은 올해 백제 무왕 서동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들었다. 호남오페라단의 ‘서동과 선화공주’는 소재도 지역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판소리가 극을 이끌어가고 한국무용이 등장하는 등 양악과 국악의 접목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군산에서 활동하는 전북오페라단은 군산출신 고은시인의 ‘만인보’를 오페라로 만들었다. 지역출신 작가의 작품을 오페라로 만드는 것도 새로운 시도지만 ‘음악시극’이라는 다소 독특한 형식으로 작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전북오페라단은 만인보를 시리즈로 제작할 계획이다.
예술기획 예루도 지난해 선보인 창작오페라 ‘정극인’을 손질해 다시 올렸다. 정읍 태인출신 문장가의 삶을 다룬 이 오페라는 내년 이태리 초청공연을 앞두고 있다.
△연주단, 클래식 저변활동
지역의 문화적 역량이 강화되면서 전문 연주단이 늘어나고, 연주무대도 풍성해졌다. 연주단체들은 정기적인 발표회외에도 청소년과 문화소외지역을 위한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클래식 저변확대와 대중화를 위한 방법이자, 문화예술계의 사회공헌활동의 일종이다.
글로리아스트링오케스트라는 청소년 해설음악회로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섰다. 글로리아는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는 연주회도 꾸준히 진행했다. 소리전당 유스오케스트라도 두달에 한번꼴로 시군지역과 병원 등지를 찾아 음악회를 열었다. 전주시립교향악단도 전주지역 학교를 방문, 교과서음악회를 진행하는 등 청소년들에 서양악기와 음악에 대한 체험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전주챔버오케스트라도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마련, 클래식과 대중과의 거리좁히기에 참여했다.
△개인·단체 연주활동 활발
관악연주단의 활동도 돋보였다. 창단 6년여를 맞은 전북윈드오케스트라와 2003년 창단한 에버그린밴드는 전북지역 관악부흥을 목표로 꾸준한 연주활동을 보였다.
전주시립교향악단과 군산시립교향악단 익산시립교향악단도 대중과 함께하는 연주회를 갖는 등 보다 많은 이들에 음악감상의 기회를 제공했다.
소리전당의 독주회시리즈와 우진문화공간의 우리소리 우리가락도 역량있는 개인 연주자들의 연주활동을 풍성히 하는 견인차가 됐다.
지역 음악가들의 작곡활동도 꾸준했다. 지역을 소재로 한 창작가곡 발표회와 지역 시인의 작품을 칸타타로 만든 작업도 돋보였다.
외국 유명 연주단의 공연도 전북음악계를 풍성히 했다. 베를린교향악단과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 칼포스터합창단, 우크라이나 국립 심페로폴 필하모닉과 조지윈스턴 등 지역에서 만나기 드문 연주자들의 무대가 마련된 것도 지역 음악애호가들에 즐거움이 됐다.
그러나 음악평론의 부재는 여전했고, 음악전공자들의 설 자리가 빈약한 점 등은 지역 음악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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