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5천원으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다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하루 3만명 이상이 찾는 중앙박물관을 보면서 주민들이 지역 박물관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립전주박물관 제6대 관장으로 취임한 신광섭 관장(55). 전주박물관 행사에 몇 차례 전주를 방문한 게 전부지만, 백제 고고학을 전공한 그에게 전주는 친근하다.
“부여와 공주, 광주 등 사실 백제문화권은 넓습니다. 역시 백제문화권인 전주에 온 만큼 무엇보다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민이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문화장르로 다같이 공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관장은 “지금껏 전주박물관이 지켜온 색을 유지하면서도 특성화작업으로 전공이 있는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전주는 문예가 시작된 곳. 문화의 근간이 종이와 책이고, 한지와 완판본의 고장이 바로 전북 일원이기 때문이다. 신관장은 “전주는 시대에 관계없이 문예활동이 활발했던 곳”이라며 “지역의 전통을 그대로 가지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물관에서 30년을 지내다 보니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어요. 지방 박물관 인력이 부족한 만큼 전시, 조사, 연구, 보존, 사회교육 등 박물관의 모든 기능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해는 도요지가 많았던 전북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북의 도자문화전’(가칭)과 각 시·군 역사를 보여주는 ‘정읍전’을 기획전으로 준비하고 있다. 민속실과 고고실 개편에 이어 올해 안으로 미술실도 개편할 예정이다. 지역민들의 문화향수권을 위해 중앙박물관 순회전도 유치할 계획이다.
부여박물관장 재직 시절 백제금동대향로와 정림사지, 궁남지 등을 직접 발굴해 낸 신관장은 그동안 소장품 중심으로 분리됐던 박물관의 활동을 역사 중심으로 바꿔놓은 인물이다. 중앙박물관 유물관리 부장을 지내며 전시와 도록 발간 등으로 기증 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초대 역사부장을 맡으며 자기 중심이었던 고려 이후의 역사를 다양한 자료로 문화 흐름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호주 시드니 파워하우스미술관 ‘한국미술전-흙, 혼, 불’과 한국미술 유럽순회전, 한·일 월드컵 공동주최 기념 한·일 국보 교류전 등 성공한 국제교류전이 그의 손을 거쳤다.
충남 부여 출생으로 중앙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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