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깊은 역사 - 젊은 열정 10년
극단의 역사가 곧 전북연극사라해도 과언이 아닌 창작극회(대표 홍석찬). 45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전북연극의 기반을 닦고 풍토를 일궈온 창작극회는 단연 전북연극계의 독보적인 존재다. 지역 연극판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모두 창작극회 단원일때도 있었고, 지금도 연극판의 대부분이 창작극회와 인연이 있을 정도로 지평이 넓고 깊다.
전북연극계에서 창작극회 맞수를 꼽기란 어렵다. 한때 극단 황토가 무서운 기세로 활동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었지만 지금은 침체상태다.
극단 명태(대표 최경성). 올해로 창단 10년을 맞는 이 극단은 단원 대부분이 20대로 젊은 극단이지만 연극철학이 확고하다. 연극을 생활운동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창작활동도 활발하다. 지난해말 소극장까지 마련, 나래를 펼 준비를 마쳤다.
전북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야심차게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명태와 전북연극계의 지주 창작극회, 두 극단의 모습을 통해 전북연극의 두 얼굴을 본다.
△전북연극의 산 역사
창작극회는 1961년 故 박동화선생이 창단했다. 전북대극예술연구회가 중심이 됐으며, 1976년까지 공연연보가 일치할 정도로 극예술연구회와 창작극회는 함께했다.
창작극회는 또 87년부터 3년여동안은 전주시립극단과 공연연보를 함께한다. 창작극회 단원들이 주축이 돼 시립극단이 꾸려졌기 때문이다. 현재의 모습은 1990년 재창단하면서 갖춰졌으며, 이때 소극장을 마련해 오늘에 이른다.
명태는 1997년 창단했다. 창단 저변에는 기존 연극판에 반기를 든 젊은 연극인들의 의기투합이 있었다. 잠깐이었지만 96년 기성배우들과 대학극출신들이 모여 ‘어름산이’라는 극단을 만들었다가 해체되면서 최경성대표와 대학극출신 15명으로 명태를 만들었다. 초창기 명태는 창작극회처럼 대학 연극반이 중심이 됐다.
△창작극 중심 활동
박동화선생을 중심으로 한 창작극회는 처음부터 창작극에 무게를 실었다. 지역의 현실, 역사 등을 소재로 삼은 리얼리즘계열의 창작극을 중심에 둔 작품경향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78년 박동화선생이 별세할때까지는 대부분의 작품이 박동화 작·연출일 정도로 창작극 활동이 왕성했다. 이러한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문치상 김기홍 신상만씨 등에 이어 곽병창 최기우씨등 단원들이 직접 작품을 쓰고 있다. 90년대부터는 줄곧 소리와 국악 마당극을 연극에 접목하는 작업을 통해 한국식 연극어법을 개발해오고 있다.
창작극회는 해마다 3∼4편 이상을 무대에 올릴 정도로 꾸준한 활동을 보였다. 64년 처음으로 열린 전국연극경연대회로부터 2003년 전국연극제까지 대통령상을 수차례 차지하는 등 전국에 전북연극을 알리고 위상을 높이는 일도 주도했다.
명태는 지난해 창단이후 처음으로 전국연극제에 전북대표로 참가했다. 작품은 창작극 ‘이화우 흩날릴제’. 뮤지컬형식이었던 이 작품은 금상을 차지했다. 정극경연대회에서 뮤지컬이 상을 탔다는 것만으로도 연극계의 큰 관심을 샀다.
최경성대표는 10여년동안 극단을 꾸려오면서 시행착오를 거듭했으며, 이제서야 어느정도 체계가 잡혔다고 털어놨다. 그동안은 뮤지컬 코미디 성인극 등 다양한 장르의 극에 도전했었다.
최근 명태가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은 내용적으로는 사회이슈를 무대로 올리거나, 세상사에 지친 이들에 위로를 주는 휴머니티극을, 형식적으로는 뮤지컬을 다양화해내고 있다. 해마다 창작품을 1편이상 올리고, 서울 대학로에 진출하겠다던 창단 당시 목표도 달성했다. 3년여 전부터 작가 최정씨가 극단에 참여, 명태 창작품을 전문적으로 쓰면서 창작활동에 활기를 띄었다.
△창작극회는 연극인 학교
전북연극계에서 창작극회는 연극인학교나 다름없다. 유일 극단이었던 시절이나 요즘이나 지역 연극인치고 창작극회와 인연을 맺지 않은 이들이 없을 정도다. 창작극회 단원은 고무줄이라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현재 서류상으로 등록된 이는 60여명이며, 실제 활동중인 이는 30명 선이다.
김기홍 류영규 이부열 박상원 곽병창 류경호씨 등 그동안 전북연극계를 대표해온 이들로부터 새내기까지 단원층이 두텁다.
명태의 최경성대표, 판소극장의 정진권대표, 까치동인형극단의 전춘근대표 그리고 시립극단의 조민철상임연출도 모두 창작극회 출신이다.
창단당시 명태에도 창작극회출신의 박의원과 김덕주 오장렬 등이 참여했다. 정상식 배수현씨 등도 극단 자문역으로 도움을 줬다. 이후로 명태는 단원모집과 오디션 등을 통해 300여명이 거쳐갔다. 상대적으로 젊은 단원들이라 진출입이 잦았다. 현재는 15명의 단원이 있다.
△왕성한 활동 계획
창작극회는 올해도 4∼5개의 작품을 올린다. 연극을 교육과 접목한 찾아가는 문화활동 프로그램도 이어갈 계획이다. 문예진흥위원회의 다중밀집지역 공연지원사업이 확정되면 도내를 순회하는 공연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선보였던 장애우 대상 반쪽 연극놀이도 이어가고 싶은 사업이다.
작품은 지난해 공연했던 ‘콩쥐야 훨∼훨∼’을 아동극으로, 또 ‘미스터 막득이’를 장기공연작으로 계획하고 있다. 창작극 ‘신태평천하’도 준비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소극장작품 ‘꿈을 꾸다’를 올릴 계획이다.
올해 창단 10주년인 명태는 기념 ‘오픈 런(시작날짜는 있지만 끝나는 날짜는 없는)’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작품 물색중이다.
창작극으로는 ‘안녕 오아시스’를 공연한다. 바리대기설화를 바탕으로 버려지는 아이들의 문제를 다룰 작정이다. 다시 보고 싶은 명태작품 5∼6편을 선정해 지속 공연하는 기획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공연했던 ‘이등병의 편지’ 앵콜공연이 새해 첫 작품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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