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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길목에서] 첫번째 앨범제작 나선 '오감도' 안태상 대표

더디가도...모든 과정, 지역역량으로 담아낼 것

퓨전국악그룹 오감도. 창단 1년여만인 2004년, 문예진흥원이 주최한 전국창작국악경연대회 기악부문 1등을 차지한 오감도는 수상을 계기로 ‘지방에서도 음악을 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증명해냈다.

 

오감도가 이번엔 ‘지방에서도 앨범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그룹 첫번째 앨범을 내기 위해 곡을 만들고 녹음자를 선정하고 기기를 구하고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역에서도 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어 도전했다. 더디겠지만 모든 과정을 지역의 역량으로 해보려는 시도다. 준비가 충분하면 시행착오가 적다는 것을 이미 그룹 창단때 경험한 터다.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그룹 오감도. 오감도의 음악은 안태상(36)대표의 이력과 닮아있다. 안대표는 대학시절 아쟁과 해금을 공부했다. 그러나 국악기는 대학시절로만 그쳤다. 중학교부터 잡았던 기타에 대한 미련이 더 컸다. 그는 지금도 스스로를 기타리스트로 소개한다. 대학 졸업후 줄곧 밴드를 이끌었다. 90년대 말에는 전주 덕진동에서 라이브밴드활동을 했다. 전주지역에 라이브클럽문화를 조성한 이가 바로 그다.

 

밴드음악과 국악과의 접목은 대학때부터 꿈꿨던 일이다. 지역에 국악 인프라가 풍부하고, 또 자신이 몸담았던 분야였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실험적인 일이라 재미있을 것도 같았다.

 

퓨전국악그룹 결성 준비에 들어갔다. 전자악기와 국악기가 함께 연주할 수 있는 곡을 만들었다. 국악공연장을 돌며 연주자도 물색했다. 현재 함께 활동하는 조송대(태평소 피리) 조용오(대금 소금) 백은선 (가야금) 박종석(타악) 그리고 객원으로 참여하는 장윤미(해금) 권형준(드럼) 김경호(노래) 모두 당시에 그에게 ‘찍힌’ 연주자다. 국악연주자에 건반(장인욱)과 베이스(윤시양) 그리고 기타를 더했다.

 

3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감도’라는 이름을 걸고 미리 써 둔 5곡으로 첫 연주회를 연 것이 2003년. 퓨전국악그룹의 등장은 지역 문화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전주국제영화제와 풍남제 소리축제를 비롯한 각종 행사에 단골 초청되는 가 하면 창작국악경연대회 수상을 계기로 전국구 스타가 됐다. 하이 서울 페스티벌과 국악축전 등의 무대에 섰고 KBS국악한마당과 EBS스페이스 공감의 주인공도 됐다.

 

오감도의 연주는 실험적이지만 그들의 음악은 대중적이고 보편적이다. 누구나 흥겹게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전자악기와 국악기가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뤄내기 때문이다. “곡을 쓰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국악이든 전자음악이든 모두 음악이니까요. 물론 악기의 호흡이 다른 건 사실입니다. 그것은 연습을 통해 해결합니다.”

 

오감도의 연주곡은 모두 그의 손에서 나온다. 현재까지 10여곡의 창작곡이 있다. 편곡해둔 것까지 합하면 20여곡이 그룹의 연주 레퍼토리다. 한결같이 밝고 경쾌한, 행복을 전하는 곡들이다.

 

연주는 밴드악기를 베이스로 깔고 국악기는 솔로로 내세운다. 그의 설명처럼 모두 실력자여서 곡의 분위기를 십분 살려낸다. 즉흥연주로 빛을 내기도 한다.

 

올해는 무척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이달말 전북대학병원 작은 음악회에 서야 하고, 3월에는 우진문화공간 초청연주회도 갖는다. 정기연주회는 5월말 한국소리문화전당에서 가질 예정이다.

 

앨범도 만든다. 관련 인프라가 척박해 어렵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녹음자와 함께 녹음방법 등에 대해 상의하고 있다. 빠르면 연말안에 나올것 같다.

 

그는 그룹 준비때나 지금이나 퓨전국악이 경쟁력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한국적인 음악 모델중 하나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연주자로 작곡자로 그룹리더로서의 역할은 버겁지만 지역의 음악적 토대를 풍성하게 일구고 있다는 생각에 행복하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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