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묘하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JIFF)는 그동안의 불협화음이 언제 있었느냐는 듯, 부쩍 탄탄해진 모습이었다. 자유분방하면서도 활기찼다. 그동안 단골메뉴로 꼽혔던 ‘대중과의 소통부재’도 서서히 물꼬를 텄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000년이후 한눈 팔지 않고 진득하게 이어온 연륜과 저력이 이제서야 꽃을 피우는게 아닐까했다. 순수유료관객수는 5만2000명, 좌석점유율은 79%에 달했다. 축제운영도 몰라보게 매끄러워졌다. 전년보다 상영작수(176편)를 크게 줄이고 상영횟수를 늘리는 등 선택과 집중전략이 주효했다. 디지털장편영화 ‘거칠마루’가 입소문을 타면서 이후 일반상영관개봉에 나서는 발판을 마련했고, 비록 흥행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이전까지 JIFF에 소개됐던 한국영화와는 차원이 다른 블록버스터급 ‘남극일기’가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전국 22개 대학 영화학도 1300여명이 JIFF의 곳곳을 누비는 등 기획도 돋보였다.
수많은 질곡과 마찰을 뒤로 한 채 훌쩍 커버린 JIFF. 후발영화제와 영화불모지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JIFF는 어쨌든 성장했고, 약 한달뒤면 일곱번째 막을 올린다. 전통문화도시 전주가 어느새 영화도시로 성장한 것은 JIFF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에만 한눈을 판 채 정작 JIFF의 성장에는 무관심했던게 아닌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더듬어본 ‘JIFF외전’도 이제 마침표를 찍어야할 때다.
“이번에는 어떤 모습의 JIFF가 될까”한다. 그리고 5년뒤, 10년뒤의 JIFF를 그려본다. 대안과 독립이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고, 대중성을 높인다면 ‘성공한 JIFF’가, 그 반대면 ‘그저그런 JIFF’가 될 것이다. 그때 ‘JIFF외전’을 다시 쓰게 된다면 어떤 평가를 내릴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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