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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식씨 세번째 시집 '산빛 물빛 다독이며'

편안하게 풀어 그리움 담았다

스승은 자리에서 비켜나도 스승이다. 제자들이 시 작품을 화재 삼아 찾아주는 기쁨으로 알량한 부끄러움쯤은 저만큼 밀어냈다는 김계식씨(67). 세번째 시집 「산빛 물빛 다독이며」(신아출판사)를 내놓고서야 그는 비로소 시인의 이름을 얻은 듯하다.

 

1960년대 교단에 서서 국어를 가르칠 때부터 매일매일 일기와 시의 중간 쯤의 글을 남겨왔지만, 그는 지난해 겨울 「창조문학」을 통해 뒤늦게 등단했다. 지나온 삶을 담는 그릇으로 시를 택한 것은 ‘시란 산문의 밭이랑을 중간 중간 없애고 남겨 놓은 것이되, 그 지워진 공간은 독자가 채우는 것’이란 가르침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문자를 멀리 하는 시대, 글씨가 많으면 아예 읽으려 들지 않는 사람들에게 짧아도 촌철(寸鐵)같은 글귀를 남겨주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시가 너무 어려우면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전달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움으로 쓴 시들이라 간혹 옛날 어휘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시를 쓰고 싶었어요.”

 

고백적 표현으로, 고운 시어를 통해 서정성을 드러내고 시조의 운치를 남기는 김씨의 시는 “시란 난해한 것이 아니라 정감 넘치는 대화”라는 걸 보여준다. 기억은 아련한 고향과 제자들과 마주하던 시절로 향하고 있지만, “시인은 연인과 같은 애틋한 마음으로 자연과 화해의 몸짓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우주와 자연, 인생의 조화도 읊었다.

 

이번 시집에 그는 많은 공을 들였다. 평생을 가르쳐 온 제자들이, 함께 근무한 동료들이, 편지를 통해 정을 나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글씨를 기억하고 있다고 믿고 본문에 실린 시들을 직접 써서 스캐닝해 필체를 보였다. 딸 김숙씨도 아버지 시에 그림을 얹었다.

 

정읍 출신인 김씨는 마령고 교장과 전북도교육청 중등교직과장, 전주교육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창조문학가협회 전북지부장과 전북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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