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 선생의 문학론 오롯이...'수필ABC'서 '수필론' 인용
임화(林和, 1908∼1953)는 1920년대 KAPF의 중앙위원회 서기장으로 활동하다가 일제말기에는 조선문인보국회 평의원으로 친일행동을 한 바 있다. 광복 후에는 조선문학가동맹 결성의 주역이었고, 1947년 월북하였으나, 6·25전쟁 중 간첩 혐의를 받아 북에서 사형되었다.
그의 시집 「현해탄」(玄海灘, 동광당서점, 1938)을 고등학교 때 애송한 바 있고, 평론집 「문학의 논리」(학예사, 1940)를 읽은 것은 대학에서 수필론을 강의할 때였다. 김용준(金鎔俊) 장정 사륙판(P.841)의 두툼한 책이다.
임화는 서문에서 ‘장르로서의 문학의 특성이 문학의 형상이라면 평론으로서의 문학의 특성은 문학의 논리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시를 쓰는 일방, 이렇게 문학을 생각해 오고 실천한 것의 기록이 본서가 된 셈이다’고 하였다. 경향적(傾向的)인 그의 문학론·시론·소설론·수필론·작가론·신문학사의 방법론 등을 볼 수 있다.
나는 졸저 「수필ABC」(형설출판사, 1965)에서 임화의 ‘수필론’ 몇 줄을 인용한 바 있다.
‘참말 좋은 수필은 일상의 지지한 사소사를 사상의 높이에까지 고양하고, 마치 거목의 하나하나의 잎사귀가 강하고 신선한 생명의 표적이듯이 일상사가 모두 작자가 가진 높은 사상, 순량한 모랄리티의 충만한 표현으로의 가치를 품어야 한다.’
나의 생각도 같았기 때문이다. 오늘에도 수필에 대한 한 정론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북쪽에서의 임화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김학렬의 「조선프로레타리아 문학운동연구」(김일성종합대학출판사, 1996)에 의하면 ‘일제의 탄압과 혁명의 간고성(艱苦性) 앞에서 겁을 먹고 좌절과 투항의 길로 굴러떨어진 변절자’로 낙인(烙印)을 찍고 있다. 문학인의 한생에 새삼 생각이 미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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