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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0년만의 '악마의 날' 긴장-흥분"

100년만에 찾아온 '악마의 날'(Devil Day)을 앞두고 미국 전역이 긴장과 흥분으로 교차하고 있다.

 

오는 6일은 100년만에 '6'이 세 번 겹치는 날(2006년 6월6일)이어서 기독교에서는 절대 금기시되는 날인 탓이다.

 

요한계시록에서는 '666'을 '짐승의 숫자'로 기록했고 지금은 기독교인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에게도 '악마의 숫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기독교인들에는 인간의 이마와 오른팔에 새겨진 666의 숫자는 종말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학자들은 '7'은 완전하고도 거룩한 수로 하나님의 숫자로 인식돼온 반면, 6은 7에서 하나가 모자라는 수, 즉 불완전과 세속성을 뜻하는 악마의 수로 간주하고 있다. 이것이 세 개나 모였으니 극단적인 불완전성, 즉 악마를 상징한다.

 

미국 최고의 대통령으로 추앙받는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지난 1989년 현역에서 은퇴, 고향인 캘리포니아주 벨에어로 이사한 집의 주소가 공교롭게도 '666가(街)'였을때 이를 '668가'로 바꾼 것은 유명한 일화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 최신호(12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이날을 앞두고 다양한 반응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기업체들은 '악마의 숫자 666'을 이용한 마케팅에 적극적이고 영화와 음반, 출판 및 주류업계가 앞장서고 있다. 이는 사람들이 기피하는 '악마의 상징'을 역이용, '흥행'으로 연결시키자는 이른바 발상의 전환인 셈이다.

 

이미 20세기 폭스사는 최근 침체된 영화업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기회를 '666데이'에서 찾고 있다.

 

지난 1976년 그레고리 펙 주연으로 개봉해 '666'신드롬을 일으키며 대히트를 친 공포영화 '오멘'이 리메이크작으로 6일 부활한다. 악마의 숫자 666을 몸에 새기고 태어난 소년 데미안의 눈빛과 미소가 또 한 번 영상화되는 것이다.

 

미 영화업계는 이 영화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통상 '금요일'에 하던 개봉일을 '화요일(6일)'로 앞당기고 광고 문구도 '6+6+06 예언(The Omen)을 명심해라'로 택해 극적인 효과를 높이고 있다.

 

출판 및 음반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작가 앤 쿨터의 '신의 부재(Godless):자유주의의 교회'라는 신작이 이날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출판업체인 틴델 하우스도 종말론을 다룬 종교서적 '환희(The Rapture)'를 이날 발간키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헤비메탈 그룹 '슬레이어'는 음반 '불멸의 횃불'을 발표하고 또다른 메탈그룹인 '디어사이드(신을 죽인 사람들)'도 이날부터 2편의 신곡을 인터넷 뮤직 스토어인 '아이툰'을 통해 판매를 시작한다. 일부 음식점에서는 '666 메뉴'를 개발해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나 일반인들에게는 이날이 극단적인 회피의 대상이다. 새 직장을 구하기 위해 원서를 기록하는 사람이나 중요 계약서에 서명하려는 사람들은 일단 이날만은 피해보고 보자는 심산이다.

 

또한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이날을 피해 수술이나 분만 일정을 조정해 달라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고, 결혼을 예정했던 신혼부부들은 이날 교회에서의 결혼식을 연기해 달라는 요청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성서 해석가인 테리 제임스는 "예언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제 666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음모의 문화'를 저술한 마이클 바쿤 교수는 "과거 'Y2K' 소동때 큰 실망을 느꼈던 것처럼 이제 일반인들이 '숫자에 대한 피로증'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성서가 666이라는 악마의 숫자를 잘못 이해시켰고 실제 악마의 숫자는 616이라는 의견도 제시돼 666에 대한 공포심은 훨씬 줄어들고 있는지 모른다고 뉴스위크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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