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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시간을 찾아...'사라진 시간' 영상에 담다

다음달 3일까지 문화공간 싹

“역사를 테마로 하는 작업들은 실제 기획이나 작품제작에 드는 시간보다 자료를 찾는 준비과정이 더 힘이 듭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돼죠. 특히 지역을 소재로 할 경우 그 지역에 대한 애정이 깊어집니다.”

 

스승과 제자가 전시장을 함께 꾸몄다. 사라진 시간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작업에 나섰다. 스승은 영상설치가 전공이라 할 만큼 이력이 붙었지만 제자들은 그렇지 않다. 한 학기 수업을 들은 후 스승의 독려로 ‘겁도 없이’ 전시를 감행했다. 전북대에 출강하고 있는 김태준씨와 그의 수업을 듣고 있는 졸업반 계나리 김미라 이인지 서영식 장시형. 그들이 ‘숨은 시간’을 찾았다.

 

“전주를 고도라고 하잖아요. 역사의 도시로 볼 수 있죠. 그래서 학생들과 함께 전주의 역사와 옛 문화를 찾아보기로 한겁니다. 젊은 시선이 느껴질만큼 참신한 작품들이 나왔습니다.”

 

학생들은 전주의 사라진 시간을 이렇게 담아냈다. 김미라와 이인지는 전주읍성의 오방을 오방색으로 표현하며 도읍의 옛 기운을 불러일으켰다. 서영식은 한옥의 격자문을 뼈대로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켰다. 장시형은 황량하게 변하고 있는 놀이터문화를 ‘제기’로 상징화해냈고, 계나리는 도시의 번잡한 사거리에 앉아있는 불상을 통해 전통의 단절과 역사에 무관심한 현대인을 꾸짖고 있다.

 

김태준씨와 그와 작업교류를 하고 있는 백기영 최윤경씨는 숨은 시간의 공간적 영역을 확장했다. 조선시대 정이품 이상 관직을 지낸 고급관료들의 경로당 ‘기로소’는 지금은 표지석으로만 남아있는 공간이다. 김태준씨는 기로소 표지석위로 떠도는 옛 선조들의 놀이문화를 영상에 담았다. 백기영씨의 대동여지도와 흙의 만남은 과거와 현재의 생태적 만남을 도모했다. 최윤경씨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사라지고 세워지는 건물의 모습으로 풀어냈다.

 

“영상설치는 작품 기획이나 제작보다 설치과정이 더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설치하고 음향을 조절하는 과정도 배움의 연속인 것이지요. 당초 이 전시를 기획한 것도 상대적으로 전시기회가 적은 지방의 학생들에게 주도적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숨은 시간을 찾아-전주에서 서울까지’는 9월3일까지 문화공간 싹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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