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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60주년 다시 펴낸 '지용시선'

"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얼룩백이 황소가/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향수'의 시인 정지용이 해방 이듬해 자신의 시집 '정지용 시집'(1935)과 '백록담'(1941) 수록작 가운데 직접 고른 시들로 엮은 '지용시선'이 출간 60주년을 맞아 을유문화사에서 다시 펴냈다.

 

책 앞 부분에는 현행 맞춤법에 맞게 엮은 시를 실었고 뒷 부분에는 1946년 출간한 초판본을 수록했다. '유리창', '임종', '백록담', '진달래', '노인과 꽃' 등 25편이 실렸다. 정지용은 섬세한 언어로 대상을 독특하게 묘사해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190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시인은 1923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뒤 일본도시샤(同志社)대학에 입학했다.

 

초기 대표작 '향수'는 일본 유학시절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시다. '지용시선' 수록작 가운데 '유리창'은 슬픔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시로 꼽힌다.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중략)/새까만 별이 밤에 밀려 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이상,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윤동주의 시를 문예지 등에 소개하기도 했던 정지용은 한국전쟁 때 납북됐다. 북한이 발간한 '조선대백과사전'에는 1950년 9월25일사망했다고 기록됐다.

 

문학평론가인 최동호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정지용 이전 김소월과 한용운이 있었지만 이들은 정지용 만큼 투명한 눈으로 사물을 투시해 감각적 언어로 묘사하는 동시에 향토적 어휘를 구사한 시인들은 아니었다"며 "정지용 시에 이르러 한국어는 모국어로서 민족언어의 완성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172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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