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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 숭늉같은 구수한 맛'...노준섭씨 시 '시골장터'로 문단에 등단

시골장터

 

비가 내린다.

 

모닥모닥 삶의 조각을 덜어

 

다박다박 담아 모둔 좌판위에

 

자박자박 달음질로

 

달겨든다.

 

세월 짊어 진 허리

 

바람맞은 사립문 마냥 삐그덕거려도

 

삶을 팔아서 목구멍을 넘긴 소주 한잔

 

비가 오는 이유랑 뭐 다를 게 있으리

 

시골장터에 비가 내린다

 

후두둑 후두둑.

 

밀려가 버린 객들의 뒷덜미에

 

아직 팔내지 못한

 

조각 삶을 매달며.

 

 

임실군 삼계면이 고향인 노준섭씨(44)의 시 ‘시골장터’가 시와 창작사의 신인문학상에 당선됐다.

 

2006년 5∼6월호에 실린 노씨는 모두 3편의 시를 제출, 심사위로부터 시인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불혹을 넘겨 문단에 등단한 노씨는 시와 산문이라는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그동안 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 최문길 혜전대 교수는“고향집 숭늉같은 구수한 맛이 난다”며, 상당한 경지에 이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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