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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흙으로 부르는 춘향가

최충근 조각전 '쭈물딱 춘항전' 2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판소리와 미술의 만남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조각가 최춘근 그의 ‘춘향전’은 흙의 자유스러움 만큼이나 풍자와 해학이 넘친다. 그래서 더욱 주목받는다.

 

그가 판소리 다섯바탕중 ‘춘향전’ 완판을 주제로 전시를 열고 있다. ‘쭈물딱 춘향전 얼쑤’, 2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주 한켠(소리축제 마당)에서는 춘향전이 소리로 불려지고, 또 다른 곳에서는 조각품으로 전시된다.

 

춘향전은 70여점에 이르는 테라코라로 거듭났다. 흙빛 테라코타 질감이 유연하면서도 소박한 민중적 심성을 보여주듯, 그가 그려낸 춘향전도 풍자와 해학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마치 소리꾼의 걸쭉한 입담처럼 이야기의 뼈대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거칠고 투박하지만 감칠맛나는 아니리를 형상으로 옮겨놓았다.

 

특히 한껏 과장되고 비례의 상식을 벗어난 형태가 춘향전의 맛을 더욱 살렸다. 적당히 뭉특하고 자유롭게 흘러내리는 몸짓과 드러날 듯 생략해버린 표정만으로도 더 깊은 미감과 상상의 여백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유대수씨는 춘향전 연작을 두고, “작품 낱낱으로 이미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작품과 작품이 연결되면서 전체와 부분이 순환하는 하나의 극적 구조를 연출하기도 한다”고 평했다.

 

흙의 자유스러움 만큼이나 풍자와 해학이 넘쳐나는 소리의 한마당, ‘춘향가’. 작가는 “늘리면 늘어나고 문지르면 문드러지는 자유스러움을 지닌 질펀한 흙을 빚어 춘향가를 완조(完造)하려 했다”고 말했다. ‘소리로 한판, 구성지게 놀아보는 조각전’이다. 전주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7년여만의 개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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