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열고 귀로 보는 음악회
조선 전기, 관습도감에 속하여 궁중 잔치에서 향악과 당악을 연주하던 소경 악사가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 때는 정책적으로 음악을 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들을 보호했었지만, 지금은 시각장애인이 음악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200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천상의 소리'를 주제로 시각장애인 음악가들의 무대를 마련했다. 20일 오후 7시 소리전당 연지홀.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음악회지만, 이 음악회에는 '귀로 보는 음악회'란 부제가 붙었다. 배석호 프로그래머는 "시각장애인들이 육체적으로 장애는 가지고 있을 지 몰라도 이들이 예술적으로 보이는 감각은 뛰어나다”며 "문화바우처사업과 연계해 장애인 관객들도 초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주회는 시각장애인들의 무대라는 점 이외에도 한국과 중국의 시각장애인 음악가들이 한 무대에서 만나 더욱 의미있다.
김종훈(바이올린) 오영인(플루트) 장은신(피아노) 이상재(클라리넷) 수안 옌(피아노) 자오 단칭(얼후) 등 클래식과 재즈, 팝 등 음악의 경계를 허문 연주자들은 마음으로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낸다.
특히 자오 단칭의 '얼후' 연주는 활로 연주하는 현존하는 현악기 중 가장 근원적인 형태의 악기로 평가받는 얼후를 열다섯살의 어린 소녀가 연주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의료진의 실수로 시력을 잃게 됐지만, 그는 "음악이 마음에 빛을 가져다 준 것에 감사한다”며 유명연주가들의 음반을 들으며 레퍼토리를 넓혀가고 있다. '공산에 새가 우네' '리우 티안 후어' '후앙 하이 휴아이' 등 중국 고유 색깔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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