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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영화 발전하려면...매체탐구 통해 장르개척해야"

김건 JIFF 사무국장 '디지털시대 영화산업'

영화제작매체가 필름에서 디지털로 변화하는 것은 단순한 제작매체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은 세계와 우리와의 소통을 중개하는 매개체인 동시에 영화를 또 다른 영화의 모습으로 탈바꿈 시키며, 영화의 기존관습에 도전을 꾀하는 영화내부의 매개체이기도 하다. 디지털시네마로의 변화는 영화산업에 있어 제작·배급·유통의 전 과정에 걸쳐 큰 변화를 야기함과 동시에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에게 새로운 관람환경과 경험을 제공한다. 영화산업에 있어 디지털화는 기존 필름영화의 문화적·기술적 배경을 토대로 새로운 환경의 영화제작 및 상영형태, 다양한 배급모델들을 제시할 수 있다.

 

김건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장이 출간한 「디지털시대의 영화산업-영화, 필름에서 디지털HD로」(삼성경제연구소)는 HD영화산업의 발전 패러다임을 진단하고 분석하고 있다. 필름에서 디지털로의 환경변화에 따라 국내외 영화산업이 어떤 행보를 보이고, 그에 따라 창구효과가 어떤 식으로 변화하며, 소비주체인 디지털세대의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등 새로운 환경에 따른 HD영화산업을 소개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국내에서 디지털시네마라는 화두가 던져진 것은 2000년 부산국제영화제때다. 이후 뮤직비디오가 처음 디지컬프로젝터로 상영됐고, HD영화제작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상영관에 디지털영화상영을 위한 DLP프로젝터가 도입된 것은 2004년부터. 그러나 현재까지 디지털영상시설을 갖춘 상영관은 전체 1300여개 스크린 중 9개관 40여개로, 초보적인 수준이다.

 

디지털시네마 제작도 아직 활성화되지 못했다. 2002년 장편HD '욕망'을 시작으로 디지털영화가 제작되고 있지만 소수에 그치고 있다. 케이블과 공중파 등지에서도 관심을 갖고, 영화진흥위원회가 작품 공모를 하는 등 HD영화에 대한 관심은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 제작여건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 필름과 디지털차이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오는 HD에 대한 편견으로 제작사가 디지털 시네마 제작을 기피하고 있으며, DLP프로젝터 보급미비로 인해 HD가 가진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국장은 “우리나라의 디지털시네마와 관련된 제반 여건은 초보적인 상황이다”며 “따라서 디지털시네마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제작·배급문제에 대한 획기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HD영화제작 확대를 위해 기술의 발전과 시스템의 구축, HD영화 후반제작시설의 확충, 상영장시설 확충 등의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는 전반적인 HD시스템에 대한 이해없이 필름과 단순비교를 통해 비교우위를 논하고 있으며, HD매체에 대한 탐구를 통해 적합한 영화장르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하다. HD와 필름의 장단점과 우열을 따지기보다는 영화의 장르에 적합한 매체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해 각각의 특징을 살려나가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태도”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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