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각예술가 최수일씨 서울 전시 '우아동시대'
‘서각예술’의 저변은 척박하다. ‘서각가’는 있지만 ‘서각예술가’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생활이 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한국화와 서예 서양화 문인화를 두루 섭렵한 최수일(50)씨는 그러나 20여년째 ‘서각예술’의 길을 고집스레 걷고 있다. 한국현대서각을 주도하는 손꼽히는 인물중 한명이다.
그가 말하는 서각예술은 ‘자서자각(自書自刻)’ 또는 ‘자필자각(自筆自刻)'이다. 글씨를 쓰고 새기는 기능까지를 모두 아울러야 한다는 말이다. 글자의 조형성과 화면구성, 컬러링까지 더하면 더욱 좋겠다. 현재 최씨의 작업이 이만큼이다.
“20년전 처음 서각예술을 시작했을때나 지금이나 모델이 없습니다. ‘서각예술’이 미술의 ‘신상품’으로 비유되니 짐작할만 하죠. 그래도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보람이 컸습니다.”
그동안 최씨는 다섯번의 개인전을 했다. 전시때마다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모델이 없는 만큼 다양한 실험을 거듭했다. 모처럼의 서울나들이(12월5일까지 서울인사동 갤러리 라메르)도 새 작품을 들고 나섰다. 그는 “큰 물에서 놀고 싶어서”라고 했지만 보다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고자 하는 소망이 컸다. 역시 이번에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작품들이다.
그동안 그의 작업을 지켜봤던 산민 이용은 이번 작품들에 대해 “염색천에 글씨를 쓰고 나무에 새김질해 작품화한 것과 글씨를 입체화한 입체작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산민의 말대로 조형성이 한껏 살려진 이번 작품들은 모자이크식의 화면분할과 색채조형, 글씨의 배치 등이 매우 감각적이다. 특히 글씨를 의인화해 조각한 입체작은 조각과 서각을 접목시킨 새로운 시도다.
“우아동으로 작업장을 옮긴지 4년이 다 돼 갑니다. 작업을 일단락하고 싶어 ‘우아동시대’라는 문패를 걸고 전시를 마련한 것이구요. 지금은 구상쪽에 무게가 실렸지만 앞으로는 추상작업으로 변화를 꾀할 계획입니다.”
서울전시를 마친후에는 해외 전시를 할 계획이란다. 전시장에는 30여점을 내놓았고, 작품집에는 60여점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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