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과 규칙을 지키는 삶...성공 그리고 놓칠 수 없는 본질 그 사이에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맞는 선택들 가운데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겠는가 결정하는 일일 것이다.’
최근 산문집 「현명하게 세속적인 삶」(경덕출판사)을 펴낸 소설가 복거일. 그는 이에 대해 영국 시인 콸스의 “현명하게 세속적이어라, 세속적으로 현명하지 말고(Be wisely worldly, be not worldly wise)”라는 구절을 들었다.
현실에서 세속적 성공은 중요하다. 궁핍은 예술적 창조에도 학문적 발견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자신들이 낳아 기른다는 생명체들의 기본적 임무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이 세속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속적 처신으로 시종하면, 무언가 근본적 중요성을 지닌 것을 놓칠 수가 있다. 따라서 자신이 추구하는 삶에 맞는 방식과 정도로 세속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현명하게 세속적인 삶’이다.
“세상이 어지러우면, 보통 사람들의 일상도 힘든 판단들의 연속이 된다”는 복거일. 그는 “여기 실린 글들 밑에 자리잡은 전언이 있다면, 그것은 도덕과 규칙을 지키는 것이 어기는 것보다 낫다는 얘기다”고 정리했다. 도덕적 삶은 그 자체로 보답. 그 테두리 안에서 ‘세속적으로 현명한’ 것보다는 ‘현명하게 세속적인’ 것이 삶의 본질에 맞다는 것이다.
평소 다양한 장르에서 글쓰기를 해 온 작가인 만큼, 이 책이 포괄하는 분야도 다양하다. 윤리, 교육, 문화 등에서 그는 감정이 실리지 않은 듯한 차분한 목소리로 날카롭지 않게 주장을 펼친다. 논거로 인용된 구절들에서는 평소 그가 지니고 있던 해박한 지식의 양이 느껴진다.
「현명하게 세속적인 삶」은 결국 복거일이 전하는 삶의 방식이다.
‘만일, 때로(폭풍 부는 바다에서의 하루처럼), 삶이 쓴 해학처럼 보이면, 해학을 기억하고 쓴맛은 용서하자.’ (윌 듀란트, 「철학의 즐거움」에서)
‘복거일식’ 삶의 방식이 그가 인용한 한 줄로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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