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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여 1500리 걸어서 문학 흔적 만나다

작가회의 전북문학지도2 '길은 길을 묻는다'...100여 작가와 작품 세계로

지리산 성삼재를 출발하면서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조미경 임명진 박문영 최인성 김병용 송태영 안유경씨. 전북대 신문방송사 학생들이 문학기행 취재를 위해 동행했다. ([email protected])

전북문학지도 2권은 이래저래 힘이 배로 들었다. 동부산악권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도보기행을 감행한 것도 그러했지만, 집필이 끝난 원고를 컴퓨터의 반란(?)때문에 다시 써야하는 고행까지 더해졌다. 그래서인지 더욱 묵직하다.

 

전북작가회의(회장 이병천)가 펴내는 ‘전북문학지도 2-전북의 동부지역’,「길은 길을 묻는다」(두인). 2005년 3월부터 11월까지 장장 9개월여동안을 걷고 또 걸어 엮은 것이다.

 

“처음부터 걸을 계획은 없었다. 그러나 취재대상이 되었던 지역이 전북의 대표적인 산간지역이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문학적 흔적을 좇을 수 있었던 지난해와는 지형적 조건이 전혀 달랐다. 백두대간중 가장 꼿꼿하고 웅장한 흐름인 덕유산에서 지리산까지가 포함됐다. 이 구간안에서 「산경표(山經表)」에서 이야기하는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이 분기한다. 그리고 금강과 섬진강이 발원한다. ‘지도’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번 취재 지역이야말로 수십억년 지각활동의 증거가 고스란히 드러난 천연의 무늬, 우리의 ‘문학지도’는 그 무늬위를 걷는 일로써만 완성될 수 있었다.” 이번 기행이 걸어야만 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도보기행은 소설가 김병용씨가 향도(嚮導)로 나섰다. 3월부터 수시로 기행코스를 답사하고 도보길을 그렸다. 본격적인 답사는 6월23일 정양 임명진 이대규 유강희 박태건 최기우회원과 시작됐다. 곰티재에서 마이산-데미샘으로 이어진 이날 답사를 시작으로, 8월16일 갈재에서 회문산-진뫼마을로 돌아오기까지 경종호 곽병창 김종필 문신 박두규 박성우 복효근 서권 석재연 송태영 신귀백 안도현 윤석정 이병천 이봉명 이원규 추인환 한상준회원이 걸음을 보탰다. 이들의 걸음속에 1500리 길이 담겼다.

 

기행지는 진안에서 출발, 무주 장수 지리산 남원 임실 순창. ‘‘지금, 여기, 우리’에게 문학은 무엇인지?’라는 긴 물음표를 들고 떠난 기행이었다.

 

곰티재를 넘어 시조시인 구름재 박병순선생의 생가와 처음 마주한 문학지도 기행팀은 마이산에서는 김삼의당의 시와 마주했다. 진안 용담에서는 한승헌의 시 ‘인간귀향’을 곱씹었고, 죽도에서는 정여립과 마주했다. 무주 적상산을 자신의 문학적 자궁이라고 표현하는 박범신과 그의 제자 이봉명도 기행에서 만났다. 정인승과 박상륭 유용주, 그리고 안도현은 장수에서 추억한 문인이다. 지리산에서는 이병천 박두규 박남준 이원규를 만나 문학적 담론을 만들었다. 이번 기행지역에서도 남원은 문학적 향기가 가장 풍성한 곳. ‘변강쇠전’과 ‘용담유사’ ‘혼불’등의 작품이 이곳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또 재연스님과 복효근이 터를 잡고 문학활동을 하고 있다. 임실과 순창에서 이시연 신경준 장판개 김인후 김세종 추인환을 만났다.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에서 출발한 기행은 섬진강시인 김용택의 진뫼마을에서 집에서 끝을 내린다. 이번 기행에서 100여 작가와 작품을 만났다.

 

원고 집필도 김병용씨가 맡았다. 그는 “문학지도 1권이 후배문인들이 선배문인을 찾아가는 종적인 개념이 강한것 같아 2권은 문인들간의 횡적인 면도 보강하기 위해 함께 걸었다”며 “후배 문학인들이 작고 또는 생존 문인을 만나고, 작품 탄생의 공간적 배경을 살피며, 작품을 곱씹는 과정을 글로 옮기는 등 공간적·시간적 체험을 균형감있게 전달하려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후기를 이렇게 적고 있다. “높은 산봉우리와 주름진 골짜기, 유장한 강줄기, 그곳마다 우리들이 살아온 삶의 내력이 맺히고 풀렸으며 또한 우뚝하게 비장되어 있었다. 온 몸으로 자신의 문학을 밀고 나간 문학인들의 흔적이 이 지역 곳곳에 남아있을뿐 더러 지금도 거기 살고 있었다.…우리가 걸었던 땅은 여전히 문학의 생산터전으로 존재한다. 살아있는 사람이 살아있는 문학을 만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삶이 그러하듯 모든 문학은 현재적이어야 한다.”

 

‘전북문학지도 3-도회지편(전주·완주·익산·정읍)’도 올 상반기중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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