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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로 피워낸 국화꽃 향기

고창 안현 돋음별마을 담 1km에 미당시와 누님 그려

고창군 부안면 돋음별마을 나들이나온 한 가족이 담벼락에 그려진 국화를 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한적한 시골마을에 때아닌 국화꽃이 활짝 피었다. 미당 서정주(1915∼2000) 시인이 잠든 질마재 아래 자리한 고창군 부안면 안현 돋음별 마을.

 

3년전부터 미당 묘역과 미당 시문학관 주변에 국화를 심고 가꿔 미당과 그의 시세계를 기려왔던 마을 주민들이 마을 앞쪽 담에 길이 1km에 이르는 벽화를 담아냈다.

 

지난 3년간 국화축제를 벌여 40만명 정도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지만 국화는 가을과 초겨울에만 볼 수 있다는 한계가 있어 사계절 내내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뜻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됐지만 농촌에서 마을을 가꾼다는게 마을안길 정비 등 일상적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특별한 무언가를 찾다가 벽화를 생각해낸 겁니다. 생화는 아니지만 365일 국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관광객들에게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겁니다.”

 

국지호 이장은 벽화를 녹색농촌체험마을 컨설팅을 맡은 송주철공공디자인연구소에서 디자인부터 채색까지 맡아 6개월만에 완성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벽화의 주제는 시 ‘국화 옆에서’. 담벼락과 지붕에는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는…’라는 시구와 올망졸망한 국화 수천송이, 그리고 누님들의 얼굴이 새겨졌다. 어서오라는 듯 함박웃음을 짓는 누님은 이 마을에 사는 김순애(67)·양옥순(65)씨가 모델이 됐다.

 

주민들은 벽화를 통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아 주민 소득증대와 연계하는 사업도 전개한다. 지난해엔 마을 공동작업으로 전통 메주를 만들어 판매, 5백만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단다.

 

올해엔 마을회관과 23평짜리 방문자센터를 활용, 도시민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국화 심기와 국화차 만들기는 물론 지역 특산품인 복분자 따기와 주스 담그기, 갯벌 체험, 화염식 소금 만들기 체험 등이다.

 

국지호 이장은 “농촌에서 사업하기가 쉽지는 않다. 관광객을 위한 부대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올해 음식 맛 체험마을에 공모하는 등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마을 관광인프라를 다져나가 명실상부한 국화마을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42가구 87명의 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해 빚어낸 공공미술과 농촌관광의 어울림이 이른 봄바람에 실려 도시민들에게 행복을 전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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