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 우선시 다양한 경험...태생적 한계 여전...일부학교 각종 의혹으로 잡음
대안교육(Alternative Education)이 제도권안으로 들어온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정부가 영산성지고 등 6개 학교에 대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특성화학교(자연현장실습 등 체험위주의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특성화 중·고교)로 처음 인정한 해가 지난 97년말이다. 도내에서는 지난 99년 무주의 푸른꿈고와 완주의 세인고가 처음으로 인가를 받았다. 대안학교란 산업화시대 이래 국가가 주도해 온 공교육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종래의 학교교육과 다른 방식의 교육을 추구하는 학교를 말한다. 강산이 한번 변하는 사이, 도내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대안학교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도내지역 대안학교의 현주소를 가늠해본다.
△대안학교, 이래서 추천
학력이 인정되는 대안학교는 전국적으로 약 30곳에 달한다. 도내에선 푸른꿈고와 세인고, 2003년 문을 연 김제지평선중 등 3곳이 정식인가를 받았다. 이밖에 도내에서는 약 10곳의 비인가대안학교가 있다.
대안학교는 처음에는 기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소위 ‘부적응학생’을 끌어안겠다는 설립취지를 숨기지않았다. 여전히 이같은 취지를 고수하고 있는 학교들도 적지않지만, 상당수는 더이상 부적응학생을 위한 학교에 머물지않고 있다. 소위 ‘붕어빵교육’으로 불리는 획일적인 제도권교육을 거부하겠다는 ‘보통’학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에도 성적이 우수하고, 중산층이상의 경제력을 갖춘 부모를 둔 대안학교 학생들이 적지않다. 이같은 인기를 반영하듯 세인고와 푸른꿈고의 올해 입학경쟁률은 각각 5대 1을 넘었다.
대안학교 학생들은 학교에서 의식주의 모든 것을 해결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사고의 기회를 만끽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개성을 억누르지않으려고 노력한다. 가르치려하기 보다는 보듬는데 주력한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학생들이 직접 해결하고, 그 과정을 통해 민주성을 길러간다. 학력보다는 인성교육이 우선이다.
△대안학교, 그늘은 없을까
대부분의 대안학교 재학생들은 자신들의 선택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교통합과정인 진안 진솔대안학교의 경우 최근 6년을 한 학교에 다니며 창의력과 폭넓은 시야를 키우고 있다. 실상사작은학교도 주변에 산재한 공동체와 합심해 대안다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대안학교 학생들도 대학진학의 장벽을 피해가진 못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대학진학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 일반 학교로 전학을 가거나 자퇴를 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고민은 학력인정을 받지 못하는 미인가학교 학생들이 더 심각하다.
학교내부에서의 잡음도 끊이지않고 있다. 일부 학교가 불법찬조금을 거두거나 학생들의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도내 A학교는 최근 몇년동안 입학보증금 명목으로 신입생 한명에 평균 300만원씩 수억원을 받아왔다 도교육청에 적발됐고, B대안학교는 학교부지로 사용하던 폐교를 재임대한 의혹이 제기돼 올해 신입생을 받지 못한채 문을 닫았다.
자녀가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 학부모는 “틀에 박힌 제도권 교육이 싫어 대안학교를 찾은 학생들이 정작 대학진학이 다가오면 대안교육을 외면한다”면서 “비정규·비주류라는 대안교육의 태생적 한계가 여전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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