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6회때부터 안정기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도 관객동원면에서 ‘흥행’했다. 평균 객석점유율 80%.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전주영화제 마니아층이 형성됐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운영면에서는 정비가 필요하다. 행사기간 자원봉사자 포함 3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지만 인력대비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 10회를 앞두고 조직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제기되는 이유다.
△프로그램 안정화
전주영화제를 찾은 영화관계자들은 프로그램이 안정화됐다는 평가들을 내놓았다. 독립·단편·저예산영화를 지지하는 영화제 성격도 이어지고 있으며, 섹션 정비가 잘 이뤄졌고, 상영되는 영화의 수준도 높다고 했다.
곽영진 평론가는 “‘인디비전’과 ‘디지털스펙트럼’을 통합한 것이나, 한국영화섹션을 하나로 묶은 것 등은 잘한 점”이라고 말했다. 양용모평론가는 “상영작 수준이 영화제 위상을 보여주기 마련인데, 올해 상영작들의 수준이 높았다”며 “전주영화제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창작지원을 확대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3인3색’에 이어 ‘디지털3인3색 숏!숏!숏!’을 신설해 젊은 영화인 발굴에 나선 점과, 또 지역 영화생산기반 조성을 위한 ‘로컬시네마 전주’ ‘HD특별전’ 등을 확대해 나가는 것도 지역에 바탕을 둔 영화제가 반드시 해야 할 역할로 꼽혔다.
특별전과 회고전 등 작가주의 영화거장들을 만날 수 있는 점도 전주영화제만의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영화배우 정찬은 “전주영화제는 제3세계 영화인들의 교류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작가주의 영화인들이 소통하는 영화제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니아층도 형성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유지나 영화평론가는 “전주영화제는 이제 영화를 만드는 이들이나 영화전공자, 또 영화인을 꿈꾸는 이들이 반드시 찾아야 할 곳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조직·운용 진단 필요
운영면에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무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화제측에서는 “기대 이상의 관객들이 몰리면서 과부하가 걸렸다”고 밝혔지만 영화제를 찾은 이들은 “10회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영화제 조직 전반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영화제 스탭 300여명중 자원봉사자 비율이 높은 점이나, 상근 스탭이 6명에 불과한 점 등이 인력운용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지적받는다.
영화제를 8회째 치르면서도 티켓팅의 효율이 떨어지는 점도 관객들의 불만요인이다. 홍보나 이벤트의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스타감독이나 배우 평론가들의 상대적 부재도 논란거리를 제공한다. 유지나 평론가는 “대안영화제를 지향하는 전주영화제에서 상업적 스타를 찾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침하지만 곽영진 평론가는 “스타급 영화인들의 참석이 곧 영화제의 파워”라며 “전주영화제도 스타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간의 문제도 전주영화제가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올해까지 야외행사장으로 사용한 동진주차장에 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내년부터는 새로운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 이와함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숙박시설 등의 인프라부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신귀백 영화평론가는 “전통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전주에 세계 영화인들을 위한 문화프로그램이 없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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