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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 프런티어] "문턱 없는 대화...아이 마음 읽어야"

학생상담 열정 쏟는 임신일 전문상담 교사(전라고)

전문상담교사인 임신일 교사가 전라고 학생들과 상담하고 있다.../이강민기자 ([email protected])

전라고 임신일(34) 선생은 전문상담교사(1급)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힘든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전주 한일고에서 8년간 국사를 가르쳐왔던 임 교사는 2006년 전북도교육청에서 선발한 전문상담교사 시험을 치러 상담교사로 전환했다.

 

순창중에서 공부깨나 하던 임 교사는 전주로 유학 와서 문화적 충격(?)을 겪어야 했다. 엄한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지 못하고 성적에 맞춰 대학과 전공(전북대 사학과)을 택해야 했던 임 교사는, 99년 대학졸업 후 모교인 전주 한일고 교단에 서면서 평소 하고 싶었던 상담분야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한일장신대에서 석사과정(청소년상담)을 밟았다.

 

“국사를 가르치고 1년쯤 될 무렵부터 아이들과 마음으로 가까와지지 않는데 대해 뭔가 허전함을 느꼈습니다. 상담공부를 하면서 다른 반 아이들과 1시간을 상담을 해도 무척 가까와지는 것을 느꼈죠.” 임 교사는 특히 대부분 학생들이 고등학교 입학 후 몇 개월간 중학교와는 달리 긴장하는 생활에 교과가 크게 바뀌는데서 오는 스트레스로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의 힘든 점을 덜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국사를 가르치는 것보다 상담에서 의미를 더 찾게 된 임 교사는, 심도 깊은 공부를 하던 차에 때마침 상담교사 임용안이 눈에 들어왔다. 전북대대학원서 박사과정(교육심리상담 전공)도 밟고 있다.

 

“저 자신 상담을 많이 받으러 다니면서 상담을 통해 삶이 변화되고 통찰력이 생기는 것을 깨닫습니다. 서울로 한달에 두번 수퍼비전 하러 다닙니다.” 이처럼 자신의 삶이 풍요롭다고 느끼게 된 데는 부인 박근영씨(체신공무원)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기에 가능하다. 또한 전북도교육청의 이재경 장학관(생활지도담당)의 물심양면 지원도 큰 힘이 된다. 이 장학관은 2005년 9월 1기에 이어 2006년 3월 2기 그리고 지난 3월 3기까지 도내에서 배출된 전문상담교사 28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예산 확보(실질적인 상담실 확보 및 심리검사 비용 등), 도내 상담자의 연계 등 전문상담교사에 대한 제도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상담교사회를 교과동호회에 가입시켜 도교육청 지원금 200만원을 받게 한 이 장학관의 지지는 큰 힘이 된다. 도내 28명의 전문상담교사들 중 임 교사처럼 학교에 상주한 교사는 모두 5명. 전라고, 군산고, 이리고, 전주공고, 김제고 등에 배치돼 있고, 나머지 23명은 도와 시·군교육청에 소속돼 있다.

 

“2006년 군산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 뺨을 때려 전국이 떠들썩했던 사건 있었죠? 마음에 상처 난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과 그 여선생을 대상으로 14명의 상담교사들과 8회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치료를 하면서 이들의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지는 것을 보고 보람이 컸습니다.”

 

“일반교사가 상담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점수 등으로 평가를 하니까요. 상담교사는 성적도 모르고, 수업도 안 가르치고, 시험문제도 안 내니까 일단 편하게 느끼죠.” 아이들이 ‘진로상담’을 원한다고 할 경우도 대부분 ‘진학문제’는 겉포장에 불과할 뿐이며, 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끄집어내는 것은 따로 있다고 본다.

 

임 교사는 2006년 처음 장수교육청 소속 전문상담교사로 발령받아 한해만 사례 100여건, 400여회 상담을 하면서 한명을 많게는 20번까지 상담했다. 올해부터 6년동안 인문계고인 전라고에 몸담게 된 그는, 시험불안 때문에 점수가 낮게 나오는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고 생각한다. 또한 학생에서 더 나아가 부모교육과 가족상담도 무료로 할 계획이다. 학기초 1학년 집단상담을 진행하면서 상담은 마음에 감기가 걸린 것과 마찬가지로 마음에 문제가 있으면 상담을 청하고 상담을 통해서는 시나브로 좋아지는 것이라고 전도(?)를 해왔던 그를 학생들은 친구처럼 여기고 잘 따른다.

 

“선생님과의 관계가 좋아야 아이도 학교에서 잘 보낼 수 있습니다. ‘내 자식 손대지 말라’는 학부모들이 의외로 많은데, 상담은 학생을 둘러싼 친구 부모 교사 관리자(교장 교감) 마인드와 사회적 자원(동창회 시설 등) 등과 맞물려 있습니다.” 반항이건, 거부건 ‘표현’하는 아이들은 그래도 나아질 여지가 있기에 그는, 자신의 고교시절처럼 표내지 않고 안에서 곪는 아이들을 발견하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다.

 

임 교사는 사회복지사 1급, 미술치료사 등 상담관련 웬만한 자격증은 다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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