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톱날에 우지끈 하고 감나무가 쓰러지던 날/늙은 감나무에도 노랗게 감이 매달려 있었다.//감나무는 3톤 트럭에 옮겨져/동아줄에 칭칭 묶인채 떠나려 한다./그 뿌리는 얼마나 아파하고 몸부림치며 울고 있을까!/뿌리는 붉은 흙을 움켜쥐고 안간힘을 쓰며 울고 있었다.//나무들도 떠나기 실어 윙윙 소리내어 우는 것이다.’(‘감나무 베어지는 날’)
두번째 시집 「감나무 베어지는 날」(화서)을 상재한 편덕환 시인은 “소중히 가꾸고 닦아온 내 시어들을 한번 더 선뵈려고 마음을 굳혔지만 얼마나 큰 회초리로 두들겨 맏을까 두렵기만 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시 쓰는 작업이 자기와의 치열한 싸움인지라 굳건한 투지와 꼭 이겨내고 만다는 정신력만큼은 영원히 지켜나갈 결심이다”며 시작에의 강한 의지를 보였다.
「감나무 베어지는 날」에는 인생의 단면단면, 자연에의 대상에서 시인이 깨우치는 삶의 지혜가 담겨있다. 80여편이 수록됐다.
안도현시인은 “편 시인의 시집에는 사랑의 언어들이 가득 채워져있다. 일상에서 만나는 자연과 사람들, 어머니로 대표되는 과거의 기억들을 시인은 순결한 사랑의 렌즈를 통해 수집하고 해석한다. 그 바탕에는 시인의 긍정적인 세계관과 사물에 대한 포용력이 밑받침 되어있다”고 했다.
지난해 ‘계관시인상’을 받았으며, 시집 「우체통 위에도 눈이 내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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