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기법 연구ㆍ실천하는 전주남중 이영수 교사
“나이 들어가면서 상담의 필요성이 점점 크게 느껴집니다. 2∼3년전부터는 학생들의 마음의 불을 끄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전주남중 이영수 교사(54·국어)는 대위 제대 후 81년 교단에 설 당시엔 ‘호랑이 선생님’으로 불릴 정도로 ‘강’하게 나갔지만, 세월이 갈수록 부드러움 속에서 아이들의 말문을 틔게 하는 ‘상담기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2006년 3월 영세민층과 장애인 인구가 많은 전주남중으로 와서는 국어교과목과 한문지도에 한술 더 떠 상담부장역을 맡고 나섰다.
전주남중이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복지투자우선사업에 선정돼 올해부터 5년간 매년 1억원씩 지원받게 된 것도 이 교사를 중심으로 이 학교 교장선생님 그리고 뜻있는 선생님들과 똘똘 뭉쳐 만들어낸 작품.
“본관 4층에 복지실을 설치했습니다. 2학기부터 지역사회복지전문가(지전가) 1명이 와서 복지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맡을 것입니다. 학교상담 치료사업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기초학력을 높이고, 디딤돌스쿨 방과후학교를 활성화하고 청소년축구클럽을 조성하고 진로탐색 하는 등 15개 사업을 벌일 수 있어서 정말 신납니다.”
“아이들의 말문을 열게 하려고 많은 방법들을 써봅니다. 그림카드, 만다라 그림, 색 칠하기 등. 이혼한 부모들이 많고 재정적으로도 어려운 아이들이 많아요. 감정을 삭히고 억누르고 있던 아이들이라 처음엔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몰라 입을 열지 않던 아이들도 나중엔 펑펑 울고 갑니다.”
이 교사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아이들이 너무나 순수한 점이 고맙고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민중미술도 혼자 배웠던 이 교사는 만다라 색칠하기 등 특히 미술치료를 통한 상담에 관심이 많다.
성취욕이나 자아 자긍심이 떨어진 아이들, 분노의 감정이 잠재해 있는 아이들이 어두운 색상을 칠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열리고 미운 감정이 없어지면서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조화를 이루는 그림을 보이게 된다.
“공주사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ROTC 15기로 국군간호학교(간호사관학교) 교양교직학과 교관(요원)으로 5년 가까이 근무하다 대위로 제대했어요. 줄포중학교부터 교직에 몸담아 순창제일고 전라고 등에서 연구부장 새마을부장 등 안 해본 부장이 없었습니다.”
나이들어 가면서 강한 것이 최고가 아님을 깨닫게 됐다는 그는, ‘생각없이 한 말에 상처받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이렇게 하면 되겠나, 안되겠나’ ‘이것이 더 교육적인가’ 생각이 많아지고 상담에 관해 책도 보고 세미나도 다니는 가운데 자신의 오류가 자꾸 발견되면서 아이들의 마음에 더욱 귀기울이게 됐다고 말했다.
“2000년 고산중에 근무할 때 특수교사가 배치된 학급의 학생들이 그린 그림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운 좋게 2002년 한국교원대학교대학원 2년 파견근무(국어교육과 한문교육전공)하면서 재충전할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제 전공인 한문연구 뿐 아니라 문화 관련 세미나에 쫓아다니고 이 기간 상담공부에 열중했습니다. 그 때부터 인간관계 교류분석(TA) 프로그램에 푹 빠졌습니다.”
고산중에 원대복귀한 뒤 본격적으로 상담에 임하게 된 이 교사는 아이들에게 마음을 주면 대부분 반응을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소중히 여기게 됐다.
‘꼭 남보다 앞서야된다는 강박관념 가지고 살지 마라. 학교 다닐 때는 공부 잘 하는 것으로 인정받을지 모르지만 그 것만이 진정한 행복은 아니다. 살아가면서 기본적인 것만 알면 내가 필요하겠다 싶을 때 도전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을 이 교사는 세 자녀에게 심어주었고 처음 자녀교육 면에서 마찰을 빚었던 부인도 자연스럽게 이 교사의 뜻을 따라주었다. 그러기에 이 교사는 일류대학은 아니지만 괜찮은 대학에서 공부하고 조화로운 성격 대학생 자녀 셋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큰 뜻을 세우고 마음을 다스려 반드시 이루자’를 생활신조로 삼는 이 교사는, 부모들이 자녀들과 진심어린 대화를 나눠 마음이 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모 스스로‘내 자녀가 정말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희생봉사하고 선량하게 살기를 원하는가. 권력을 잡고 살기를 바라는가’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이 교사는 강조한다. 생각과 말이 ‘따로’일 때 자녀들이 혼란을 겪으며 신뢰도 그만큼 떨어져 부모와 ‘통’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 교사의 생각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