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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버릴 사람 없습니다"

지정환 신부 아름다운 도전 '치즈로 만든 무지개' 출간

가톨릭 전주교구 지정환 신부(76).

 

벨기에에서 태어난 그에게는 ‘디디에 세스테벤스’란 이름이 있지만, 1959년 전주교구에 발령받아 처음으로 부임한 부안성당 김이환 주교로부터 한국식 이름 ‘지정환’을 선사받았다. 1958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줄곧 한국인과 삶을 함께 한 그는 이미 한국인이다.

 

부안에서 간척사업을 실시, 30만평의 땅을 일궈내고 두번째로 부임한 임실에서는 치즈 공장을 차렸다. 가난한 한국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지정환 신부의 아름다운 도전을 담은 책, 「치즈로 만든 무지개」(명인문화사)가 나왔다.

 

임실 농민들을 위해 치즈를 떠올렸지만, 농민들은 “치즈가 뭐냐”고 물었고 그는 “우유로 만든 두부”라고 설명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역시 치즈에 대해 아무런 지식도 없는 상태여서 약탕기로 산양유를 졸이고 비눗갑에 담아 숙성을 시켜 봤지만, 3년 동안은 치즈 만들기에 실패만 거듭했다.

 

유럽의 치즈 공장을 돌며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배워온 그는 ‘임실치즈’를 탄생시켰다.

 

1980년 다발성신경경화증을 앓게 된 지정환 신부는 지금은 휠체어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장애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아픔을 몸소 체감할 수 있게 되었음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기는 신부.

 

“세상에는 버릴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 나보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을 내 높이로 올려놓고, 그 다음엔 더 밑에 있는 사람을 다시 그 높이로 올려놓고, 그러다 보면 세상이 달라지겠지요.”

 

‘무지개가족’과 ‘무지개장학재단’을 만들어 중증장애인의 재활과 사회화를 돕고 있는 지정환 신부의 몸은 약해졌지만, 세상을 향한 목소리는 여전히 힘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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