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재硏 조사...하천변 열지어 배치
청동기시대 사람들이 수렵 등을 위해 땅을 파고 설치한 '함정' 유적이 울산에서 다수 발견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재단법인 울산문화재연구원은 울산시 종합건설본부에서 도로 개설을 추진하는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 26-1번지 일원 1만9천388㎡(5천865평)를 지난 4월23일 이후 발굴한 결과 하천변을 따라 줄을 이룬 청동기시대 함정 유적 26곳을 찾아냈다고 9일 말했다.
울산문화재연구원 김도헌 조사과장은 "함정은 평면형태가 장타원형이며 단면은 V자 혹은 Y자형을 이루고, 바닥에는 창을 박았던 구멍 흔적이 2개씩 확인됐다"면서 "최근 발굴성과와 구조로 판단할 때 함정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함정들이 수렵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농경지 등에 접근하는 멧돼지 같은 동물을 막기위한 것인지, 혹은 전쟁을 위한 살상용 시설인지 등은 현재로선 정확한 단안을 내리기 힘들다고 김 과장은 덧붙였다.
1.3-4.2m 가량의 간격을 유지하는 이 함정들은 장축(긴방향 길이) 1.6-2.2m, 단축(폭) 1.0-1.4m, 깊이 1.2m 안팎이다. 창을 박았던 구멍은 지름 10㎝ 안팎, 깊이 10-30㎝였다.
그 내부에서는 무늬없는 토기 중 동체(몸통) 조각만 소량 출토됐다.
함정 유적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 강원문화재연구소 김권중 연구원은 "일본에서는 조몬-야요이시대 유적 수천 곳에 걸쳐 수십만 기가 확인됐으나, 국내에서는 2000년대 접어들어서야 비로소 고고학계에서 주목하기 시작했다"면서 "춘천 천전리 유적과 거두 2지구 유적에서는 각각 141기와 41기에 이르는 함정 유적이 확인된 일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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