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무용, 음악극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풍성한 '공연 밥상'이 올해 가을에도 차려진다.
'2007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다음달 20일 개막해 10월14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국립극장, 예술의전당, 서강대 메리홀 등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7회째를 맞는 올해 행사는 세계 16개국 38편의 작품으로 꾸며지며 연극과 무용 외에 '물을 찾아서' '로즈' 등 음악극도 3편 선보인다. 김철리 예술감독은 "예술의 기본을 도발과 불온성에 뒀다"면서 전체적인 작품 방향을 설명했다.
부대 행사로는 제1회 서울댄스컬렉션, 서울포럼, 폴란드 연출가 타데우즈 칸토르(1915-1990) 작품 상영회, 예술가와의 대화 등이 마련된다.
이번 예술제에서 주목할 만한 공연들을 소개한다. 자세한 일정은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홈페이지(www.spaf21.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전의 재해석 = 베를린 샤우뷔네 극단이 선보이는 '세일즈맨의 죽음'은 정글과 같은 독특한 무대 장치를 이용해 현대인들의 고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올해 폴란드 콘탁페스티벌 연극부문 최우수상과 최고무대디자인상을 받았다.
루마니아의 거장 연출가 실비우 푸카레트는 좀처럼 만날 수 없었던 서구 스타일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선보이고, 프랑스 연출가 자크 부르고는 '돈키호테'를 1인 스탠드업 코미디로 관객들 앞에 내놓는다.
◇동유럽 연극 =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뜨는' 동유럽 연출가들이 예술제를 찾는다. 라트비아 뉴리가 극단의 '롱 라이프(Long Life)'는 젊은 천재 예술가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알비스 헤르마니스가 연출을 맡았다. '노년'이라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소재를 독특한 시선으로 섬세하게 그려낸다.
체코의 빌리암 도촐로만스키가 연출을 맡은 팜인더케이브 극단의 '웨이팅 룸(Waiting Room)'은 1930년대 자신의 나라에서 추방당한 슬로바키아 유대인들의 상처에 대한 기억을 파고든다.
◇다시 찾는 '호평' 예술가들 = 최근 몇 년 간 내한 공연에서 호평을 받았던 해외 단체들이 신작을 들고 예술제를 찾는다.
'현대무용의 대모'라고 불리는 프랑스 안무가 카를린 칼송은 지난해 11월 '느린 달' 이후 초연작 '두 개의 시선'을 들고 내한 공연을 갖는다. 역시 지난해 '파라벨로'와 '레쿠오나' 공연으로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낸 브라질 안무가 로드리고 페데네이라스도 몬트리올 재즈발레단과 함께 'MAPA'를 선보인다.
2005년 SPAF에 참가했던 벨기에 안무가 미셸 누아레도 2년 만에 예술제를 찾아 '백색의 방'을 공연한다.
◇눈길 끄는 국내작 = 올해 초 창단한 유니버설발레Ⅱ는 예술감독 백연옥 안무의 '밤부, 밤부'와 이영일 안무의 '난, 그윽한 향기'로 첫 선을 보인다.
댄스시어터 까두의 '로미오와 유령 줄리엣'과 뭉크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서울발레시어터의 '마스크', 전미숙 무용단의 '묻지 마세요'도 눈에 띈다.
중국 극작가 황지수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나무닭움직임연구소의 '체 게바라', 극단 골목길과 일본 연출가 하세가와 고지의 합작 연극 '서울의 비',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장님들', 플라멩코와 한국음악이 결합한 연희단 거리패의 '피의 결혼' 등 연극 분야에도 기대작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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