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이어 '태백산맥'도 혹평
프랑스 일간 라 크루아(La Croix)는 지난 9일자에서 18면 전면을 할애해 현재 7권까지 프랑스어로 번역돼 출간된 소설 '태백산맥'과 그 작가 조정래를 집중 소개하면서 "이 작가는 한국인들에게 한국 근대사를 재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극찬했다.
나아가 조 작가야말로 "조국분단의 원인을 이해하고 민족의 장래를 위한 열쇠를 찾으려고 노력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비슷한 시간, 국내에서는 그의 태백산맥을 향한 뉴라이트 계열의 혹평에 가까운 비판이 나왔다.
최근 발간된 계간 역사교양지 '한국사시민강좌' 41호에 '소설 태백산맥 속의 대한민국'을 투고한 한국학중앙연구원 양동안 교수는 작가 스스로 '진실의 기록'임을 강조한 태백산맥은 "허위의 기록이라 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태백산맥은 여순사건 이후 한국전쟁 휴전 직후까지 전라남도 벌교를 시ㆍ공간으로 설정하면서 이를 무대로 좌익인사들이 전개한 투쟁에 관한 이야기로 구축한 대하소설.
양 교수는 이 소설이 "대한민국과 관련된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서술했으며, 그러한 내용은 거의 모두가 실제와 부합하지 않거나 과장된 것"이라면서 "북한공산군의 침공을 받아 사멸해가는 대한민국을 구원해준 미국에 대해서도 마치 악의 화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부정적으로 서술했다"고 말했다.
또 태백산맥은 "대한민국에 반대하는 세력들에 대해서는 전부 다 극히 긍정적으로 서술"했으나, 이 역시 "거의 모두가 실제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소설은 대한민국을 미국이 세운 속국과 다름없다고 설정했으나, 실제 미국정부는 이승만을 정계에서 퇴출시키려 했으며, 1946년 12월 이후 이듬해 4월에 걸친 미국방문에서 이승만은 차관급 이상 고위관리를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는 점만 보더라도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나아가 대한민국 건국주체세력은 친일 민족반역자들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건국을 위해 실시된 1948년 5월10일 제헌의회 선거(5ㆍ10선거)의 선거법이 친일파들의 피선거권을 물론 선거권까지 박탈한 사실에서도 분명하게"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난다고 양 교수는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경제사 전공인 서울대 경제학과 이영훈 교수가 뉴라이트재단과 헤럴드미디어가 공동발행하는 계간 '시대정신' 여름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태백산맥과 함께 조정래 리얼리즘 소설의 양대 산맥으로 평가되는 '아리랑'에 대해 "광기어린 증오의 역사소설"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조정래씨를 향한 칼날을 세운 두 교수는 사상적으로 뉴라이트 진영에 속한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조씨는 이 교수의 비판에 대해 지난 6월 한 특강 모임에서 청중의 질문을 받고 "이영훈 교수는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작가는 진실만을 말한다. 난 근거 없는 건 절대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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