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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판 한번 신명나게 벌였네" 임실 필봉풍물굿축제

뜨거운 늦 여름 뙤약 볕을 피해 그늘에 자리 잡은 구경꾼들이 연신 만드는 부채 몸짓이 굿 마당에서 펼쳐지는 풍물잽이들의 놀이에 추임새를 넣는 것 같다.

 

지면을 달구는 태양이 굿 마당에서 판을 벌이고 있는 필봉 풍물패의 열기와 더불어 작열한다.

 

25일, 임실군 강진면 필봉농악전수 교육관에서 ‘푸진굿·푸진삶’을 주제로 12회 필봉풍물굿축제가 열렸다.

 

임실 필봉 풍물패의 가락은 구경꾼들로 하여금 자연히 흥을 일으켰다.

 

오래전부터 우리네 피속에 흐르는 가락이 새삼스럽게 살아 숨쉬는 기분이다.

 

여러 잡색(雜色)의 몸 동작 하나하나가 어우러져 완벽한 작품을 연출한다.

 

‘흥 소리’ 페스티벌이라는 필봉 풍물굿 축제는 헛 이름이 아니었다.

 

올해로 12회를 맞이하는 필봉 풍물굿 축제는 天·地·人 하나 되는 ‘흥 소리’ 페스티벌.

 

하늘과 땅은 물리적 차원에서 하나로 어우러질 수 없다. 하물며 하늘과 땅 틈에 끼인 듯 살아가는 인간은 이것들과 하나가 되기 더욱 어렵다.

 

필봉 풍물굿은 이렇듯 하나 되기 어려운 天·地·人의 조화를 엮어내기 위한 호남좌도 전통의 풍물굿이다.

 

지난 1995년 필봉굿의 큰 상쇠였던 양순용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시작된 필봉 풍물굿 축제에는 다양한 다른 지역의 농악과 볼거리 행사도 함께 열렸다.

 

진주 삼천포 농악, 평택 농악, 이리 우도 농악, 강릉 농악, 고성 농요도 필봉 풍물굿 축제에서 만난 멋진 한판 농악 놀이었다.

 

또 널뛰기와 떡메치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관심거리였다.

 

떡메를 처음 쳐보는 젊은 청년·학생들은 떡메질이 녹록지 않은 듯 연신 고개를 갸웃 거렸다.

 

필봉 풍물굿을 구경하기 위해 대전시 둔산동에서 왔다는 서영관씨(33)는 “대학 때 학교에서 보는 풍물패 공연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필봉 풍물굿이다”며 “다른 볼거리도 있어서 더욱 좋다”고 말했다.

 

임실필봉농악 보존회 양진성 회장은 “하나 되는 어우러짐으로 공감할 수 있고 신명나는 굿판을 벌이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한편 필봉 풍물굿이 펼쳐지기 전날 임실필봉농악전수관에서 열린 ‘한국민속축제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주제의 ‘풍물굿 심포지움’에서는 규모의 비대화 보다는 공동체문화가 살아있는 축제를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옥경 임실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연구원은 “규모가 계속 커지는 것도 좋지만 필봉굿 축제에서는 지역 공동체문화가 그대로 살아있어야 한다”며 “어떤 의미에서는 필봉굿을 즐기는 마니아들도 필봉굿 공동체문화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또 필봉굿의 탄탄한 전승 기반 확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필봉굿의 전승 기반은 필봉 축제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양 연구원은 “필봉굿 보존회를 중심으로 한 필봉굿 전승 구조를 공고히 하는 것도 필봉 축제의 자생성 구축의 한 측면”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심포지엄은 임실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주관했으며 전국에서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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