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4 07:00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일반기사

"상대방 배려해줘야 진정한 전교" 황대권씨

'종교인 한마당' 찾은 '야생초 편지' 저자

“우주는 상호관련된 하나의 유기체로, 다양성은 인간이 존재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입니다. 이는 평생 두고 풀어나가야 할 화두입니다.”

 

28일 완주 송광사에서 열린 ‘종교인 한마당’을 찾은 「야생초 편지」 저자 황대권씨는 소통과 평화의 이야기를 전했다. 1985년 소위 ‘유학생 간첩단 조작사건’에 연류돼 13년 2개월간 수감생활을 했던 그는 10여 년 전 대구교도소에서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가톨릭 신자로 ‘레지오 마리에’에서 활동했던 저에게 전교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평소 절 잘 따르던 한 소년을 떠올렸죠. 하지만 그 아이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았습니다. 자기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한 어머니가 독실한 불교신자라고 하더군요.”

 

황씨는 “그 아이를 전교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고민했다”며 “가톨릭으로의 전교 대신 그 아이에게 불교 교리를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기가 가진 종교를 억지로 밀어붙이는 건 옳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조건, 환경에 맞춰서 적합한 진리를 찾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전교라 생각했죠.”

 

그는 “종교란 보이지 않는 신에 접근하는 것인 만큼 자칫 세상으로부터 고립될 위험이 있다”며 “세상과 나, 자연과 나, 그 안에서 살아숨쉬는 것이 종교”라고 말했다. 황씨는 “불교가 기독교인을 위해 기도하고, 기독교인이 이슬람교인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며 “모든 다양성이 조화를 이뤄야 생명평화의 새로운 질서가 생겨난다”고 강조했다.

 

황씨는 “이 자리에 많은 종교인들이 있지만, 종교가 없더라도 종교심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점에 ‘종교인 한마당’의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