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접대비 도입이후 이상 기류"...공연계 논란 고조
서울시립오페라단의 오페라 '가면무도회' 개막 공연 좌석도 신세계백화점에 의해 싹쓸이됐다.
1일 시립오페라단에 따르면 이날 개막공연의 전체 좌석 3천여석을 모두 신세계백화점이 구매했다. 신세계측은 상위 1%인 VIP 고객 800명 무료 초청용 등으로 입장권을 쓸 예정이다.
결국 이날 공연은 상위 계층만 보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첫 날 개막 공연을 보려고 했던 한 클래식 팬은 "일반 기획사도 아니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을 받는 공연단체마저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며 분개했다.
시립오페라단 관계자는 "4일까지 계속되는 전체 5회 공연중 4회는 일반인들이 표를 살수 있다"며 "단체용 판매 등을 통해 수익을 내면 그 만큼 소외계층 무료 공연 확대 등도 가능해지는 만큼 나쁘게 볼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시립오페라단이 공연 한 회의 좌석을 기업의 입도선매 요구에 응해 모두 판매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마스트미디어가 주최하는 호세 카레라스의 내한 공연 좌석을 카레라스의 뒷 모습만 볼수 있는 합창석을 제외하고는 모두 협찬사인 HSBC은행과 메르세데스-벤츠가 사들여 클래식 팬의 빈축을 사고 있는 상황이어서 공연계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문화예술 수요를 늘리기 위해 기업의 문화 접대비에 대한 세제혜택을 확대하는 제도를 지난 9월부터 도입, 시행하면서 기업의 공연장 표 싹쓸이 기류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 공연단체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문화 마케팅이 확산된데다 문화접대비 제도이후 단체 구매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공연단체가 당장에는 제작비를 충당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공연을 제작하는데는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한 회 공연을 특정 계층을 위해 전량 판매하는 일은 공연 관람 수요를 확대하려는 문화접대비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며 "기업이 특정 공연의 표를 싹쓸이 하는 행태는 공연 문화를 흐리게 할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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