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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의 발견] 원광대 이광진 교수가 본 익산 문화예술계 문제점

"선배예술인 독식.교수 역할 부족에 보조예산 일회성 소비"

이광진 교수(남, 58, 원광대학교 미술대)의 말투는 직설적이다. 익산의 예술진흥과 문화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망설이지 않고 '선배예술인 문제'라고 선뜻 꼽았다.

 

"익산의 인구가 32만 정도 됩니다. 적으면 적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전라북도에서 이 인구가 사실 적은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도 일할 사람이 없습니다. 한정되어 있는 인적 자원중에서도 몇 사람이 계속 독식을 하기 때문입니다. 몇몇 원로들이 10년 20년씩 한 단체를 끌어안고 있습니다. 후배들을 잘 공부시켜서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자기 자리를 내줘야 되는데, 지금 당장 괜찮다고 자리를 꿰차고 있는 상황이지요.”

 

자신이 터를 잡고 있는 원광대학교에 대한 쓴소리도 주저하지 않았다.

 

"원광대학교에는 미술대, 음악대가 있고 역사도 오래 되었습니다만, 이곳 출신들이 익산지역의 인력풀(pool)로써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저도 선생을 하고 있지만, 선생들이 잘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수들이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자신에게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으면 지역사회에 관심도 갖지 않는다고 그는 분개했다. 그러니 학제 간 인적네트워크가 될 리 없고 학생들이 지역에 남아있을 일도 없단다.

 

그는 또한 문화예술인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은 자치단체도 사업의 타당성만 있다면 큰 예산은 아니더라도 문화예술 쪽에 지원을 잘 해주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받아서 쓰는 예술인들이 문제가 많아요. 보조금이란 걸 받으면 다 일회성으로 써버리고 끝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교수가 지난 1997년에 선후배들의 뜻과 기금을 모아 만든 '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그 어려웠던 IMF시절에 만들어서 올해 8회에 이르게 된 이 행사는, 시상금 규모도 규모거니와 심사의 공정성 때문에 전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공예전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이 행사비의 순수한 자부담율이 50%가 넘는다는 사실이다. 전국의 어느 공모전에도 이러한 예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 자신은 그런 의미를 내세우려 하지 않았으나 익산이 공예문화로 발돋움해나가는데에는 그가 소중한 뜻을 모아 만든 '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이 가장 탄탄한 기반이자, 큰 자산이다.

 

/성기석 문화전문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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