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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心과 자연, 그리고 그리움...수필가 박성숙씨 '쪽씨를 심던 날' 펴내

‘쪽물을 엷게 들여서 지은 시원한 옥색치마에 받쳐 입은 새하얀 모시적삼, 그리고 비취비녀로 쪽을 지어 올린 젊은 날의, 내 어머니의 청초한 모습이야말로 옛 여인네의 안존하기 그지없는 아름다움입니다.’ - ‘쪽씨를 심던 날’ 중

 

「쪽씨를 심던 날」은 수필가 박성숙(74)씨가「꽃비가 오네」를 펴낸 이후 10년이 지나 낸 수필집. 그는 머리말에서 ‘두권의 수필집을 내고 나서야 비로소 나 자신의 지적인 허기와 문학적 치열성의 결핍에 대해 고뇌와 갈등을 겪었다’며 이번 수필집이 오래 걸린 이유를 밝혔다.

 

이 책은 송광사 입구의 화려했던 벚꽃 길을 소재로 한 「꽃비가 오네」처럼 생활 일상의 감회를 단아한 문장에 담은 것.

 

‘나의 잿빛 법의에도 제법 찬이슬이 많이 내렸다.…오늘은 열사흘 달이거니 빛조차 우련하여 발 내리지 않고 그냥 보아도 좋기만 하다.’ -‘열사흘 달 讚’ 중

 

법정스님을 뵙기 위해 깊은 산중의 오두막까지 찾아 나선 적이 있다는 그는 글 곳곳에 불심을 담았다. 수필이 자신의 생활을 나타낸 글이란 것을 감안하면 그의 생활 속에 종교가 깊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 또 자연을 관찰하는 섬세함도 찾을 수 있다. 그는 똑같은 현상에도 극히 여성스러운 문체로 표현하며 다른 사람은 생각치 못한 아름다운 영상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글에서 보여지는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그림움을 빠뜨릴 수 없다.

 

불심과 자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요약되는 「쪽씨를 심던 날」은 독자들에게 생활의 소소한 기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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