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에 모든 회원 참여…전북·서울 연결 사업소 설치"
사단법인 한국예총 전북연합회 제21대 회장에 당선된 선기현씨(51).
1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전북예총 ‘제47차 정기총회’는 선회장의 ‘와신상담(臥薪嘗膽)’을 위한 자리였다. 지난 20대 회장 선거에서도 황병근 전 회장과 맞붙어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던 그는 “4년 동안 기다려 온 게 됐다”며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안좋은 일들은 다 잊어버리겠다”고 말했다.
정견발표에서 “구습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문화예술을 위해 예술인 전체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며 매섭게 나왔던 선회장은 당선소감에서는 “어르신들을 잘 모시겠다”는 말을 거듭 강조하며 협회 추스르기에 나섰다.
62 대 54. 힘겨운 싸움에서 승리한 선회장은 이로써 4년간 전북예총을 이끌 수장이 됐다.
△ 특히 이번 선거는 지역사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요. 반백년 역사를 가진 전북예총을 이끌게 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선거를 치르는 내내 가슴이 떨렸습니다. 상대 후보가 노련한 데다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 이길 수 있을지 걱정도 됐습니다. 표에 대한 향방에 상관 없이 열심히 뛰었습니다. 당선을 확정짓고 어깨가 더욱 무거워 졌지만, 전북예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예총의 역할도 달라져야 합니다. 또한 예술인들만의 예총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의 문화예술 정책을 주도하는 동시에 도민들을 위한 것들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민들이 전북예총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고, 앞으로도 예총 활동을 지켜볼 것이라고 믿습니다. 안팎으로 사랑받고 빛나는 전북예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선거 과정에서 예술인들의 사고 전환을 강조하셨는데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전북 예술인들도 ‘신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전북예총 운영도 ‘올드 가버넌스’(Old Governance)에서 ‘뉴 가버넌스’(New Governance)로 전환하겠습니다. 권위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지역 단체와의 협조와 견제를 통해 문제를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정책과정과 집행과정도 공개해 전북예총 의사결정과 운영에 모든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 공약으로 내세운 ‘전북문화예술비전을 위한 파랑새 프로젝트’ 중에서도 ‘전북문화사업소’ 설치가 흥미로운데요.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등 관련기관과의 상생전략 차원에서 개발했습니다.
전북과 서울을 연결하는 ‘전북문화사업소’ 설립을 추진하겠습니다. 중앙정부의 관련 정책과 서울 문화예술계 흐름을 파악하고 전북예총 기획행사나 지역 예술인들의 중앙무대 진출을 위해서 입니다.
△ 재정확충에 대한 회원들의 기대도 클 것 같습니다.
전북도 예산 중 문화예술 관련 예산은 전체의 4.6% 정도였습니다. 이를 6%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예총이 전북 문화예술을 주도한다는 의미에서도 지역 문화예술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활동들을 해나가겠습니다.
그동안 예총이 전북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어찌보면 도 예산은 주머니 돈에 불과합니다. 정부 부처나 문화부 예산을 확보해야 우리 살림이 늘어납니다.
또한 대기업이 없는 지역 환경상 여의친 않겠지만, 메세나를 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겠습니다. ‘1사 1협회’ 또는 ‘1사 1지부’가 협약을 맺도록 해 메세나 장려사업도 전개하겠습니다.
△ 그동안 시·군 지부들에 대한 지원이나 활동이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어왔는데요.
전북예총은 10개 협회와 9개 시·군 지부를 아우르는 힘의 협의체입니다. 지원금 받아 행사나 치르는 예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북도와 시·군 문화정책의 주요 파트너로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각 협회와 지부가 독자성을 가지면서도 소통과 교류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 주제를 정해 각 협회가 작품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전라예술제에서도 시·군 지부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겠습니다.
전북예총과 협회 및 시·군 지부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유지하며, 지역 예총의 특색사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 전북민예총과의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 갈 생각이신지요.
전북민예총과의 관계는 시대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전북예총과 전북민예총의 성격이 다르다고 해서 좁은 바닥에서 편을 가르는 것은 서로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두 단체가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 전북예총 회장을 맡기에는 너무 젊다는 의견도 많았는데요.
일할만한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대 선거에서는 ‘40대 기수론’을 내세웠지만, 이제는 저도 50대에 들어섰습니다. 황 전 회장과 비교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어리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회에서는 한창 일할 나이입니다.
황 전 회장을 지지했던 회원들과도 벽을 부수고 싶습니다. 모두 지역 문화예술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면, 대화를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북예총 제21대 회장 당선자 선기현씨는
1957년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해성고등학교와 원광대 미술교육과, 동국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양화가로서 개인전 11회와 삼인전 20회를 열었으며, 다수의 초대 및 기획전, 국제전 등에 참여하며 전국적으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해왔다. ‘반영미술상’(1996)과 ‘전주시예술상’(2002) 등을 수상했다.
전북미술협회 지회장과 종이문화축제 운영위원장, 한지문화축제 실행위원장 및 총감독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아트퍼스널리티 대표와 전주풍남문화법인 이사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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