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박물관 명사특강 '한국인의 한평생'을 듣고
"옛날 사람들은 산방(産房)에 들어가면서 자기 신발 한 번 보고 들어갔다고 합니다. 내가 다시 살아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때문이죠. 그만큼 생명을 낳는다는 게 어려운 일입니다."
용꿈을 꾸면 시험에 합격하고 돼지꿈을 꾸면 돈이 생기고, 꿈에서 물을 보면 술이 생기고 불을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은 거의 상식으로 통하고 있다. 특히 태몽은 신비할 정도로 잘 맞는다고 믿어지고 있는데 꿈에 곰을 보면 사내아이를, 뱀을 보면 딸을 낳는다고 한다.
옛날 이야기와도 같은 '한국인의 한평생'이 펼쳐졌다. 29일 오후 2시 국립전주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2008년도 토요명사초청특강'. 전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장을 지내고 현재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대순씨가 초대됐다.
박씨는 "하나의 인생이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예로부터 엄숙하고도 신비한 현상으로 여겨져 왔다"며 "생애를 두고 시간상에 특별한 뜻을 부여해 한 계기를 만들어 이른바 산속·관례·혼례·상례·제례라는 의식이 생겨나게 됐다"고 말했다.
관례(冠禮)는 어린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상징하기 위해 갓을 씌우는 의식. 박씨는 "관례는 원래 중국에서 행하던 예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광종 16년에 왕자에게 원복(元服)을 가하여 태자로 삼았던 의식 절차에서 비롯됐다"며 "처음에는 귀족계층과 상류계층에서만 행해졌지만, 조선조에 와서 하나의 제도적인 면으로 고정돼 한말까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혼례(婚禮)에 대해서는 '딸을 판다' 또는 '장가 든다'의 개념이 아닌, 남녀의 동등한 결합으로 남자측이나 여자측이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최선의 예를 갖춰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상례(喪禮)는 영혼을 다루는 가장 엄숙한 의례며, 제례(祭禮)는 원래 신과 인간의 세계를 연결시켜 주던 종교 행위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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