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보 같은 어른이 되지 않는 법 / 안-마리 토마조 외 글 / 웅진주니어 / 1만3000원
요즘 10대들이 뉴스의 중심에 선다. '미친소 수입 반대'를 외치며 점점 퍼져가고 있는 촛불문화제 행렬의 앞에 그들이 있다. 어른들은 정치경제적 산술을 따지며 머뭇거리는 사이, 학교 급식으로 광우병 소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아니오'를 외친다. 책『바보같은 어른』은 이런 10대들이 궁금해할 138개의 질문을 담았다.
'여자는 꼭 섹시해야 하나요?' '여자를 낚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게에서 그냥 재미 삼아 물건을 훔쳤어요. 저는 어떻게 될까요? ' 등 프랑스 청소년들을 상담한 경험을 모아 놓았지만, 우리 10대들 문화와 별 차이가 없다.
자라면서 한번쯤 해봤을 법한 질문. 신문이나 방송에서 들은 얘기만으로도 그럴듯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삶의 근본적인 의미를 물어온다면, 철학자라 한들 쉽사리 만족스런 답을 줄 수 있을까. 이런 다양한 질문꺼리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 영어왕가족 / 배봉기 글 / 산하 / 9500원
안녕. 난 꼬마 도깨비 테리아포리아니야. 기쁨을 주는 아이란 뜻이래. 꼬비라고 불러. 바다 한가운데 도깨비섬에서 사는데, 시험·학원이 없는 곳이야. 하루 종일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지. 대신 세상을 자유롭게 경험하고 배우는 게 중요해. 지금은 대한민국 서울에 실습 나왔어. 근데 여기 도깨비 같은 곳 같다. 얘들 얼굴이 다들 어둡고 수심에 가득차 보여.
영어 영재 동생에게 치여 부모님에게 찬밥 대접을 받는 준호를 봐. '시간 자동체크 송신기'가 설치된 학원을 다니는 용규도 있어. 술 안 사온다고 아빠에게 매 맞는 주원이·석원이 남매를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내가 기초 마법이 아닌 고급 수준의 마법을 할 수만 있다면 서울을 싹 바꿔놓을 텐데…. 큰 도움이 못 돼서 정말 미안해.
▶ 6학년 1반 구덕천 / 허은순 글 / 현암사 / 8500원
말수도 없고, 활달하지 않은 아이 구덕천. 이 책은 덕천이의 그늘에 초점을 맞췄다. 덕천이는 주명이라는 아이가 이끄는 패거리에 괴롭힘을 당해 사고를 당한다.
작가는 마치 다큐멘터리로 사건을 재구성하듯이 덕천이와 주변의 아이들, 부모와 교사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렸다.
괴롭힘 당하는 이야기를 말해도 사내 녀석이 그 정도 일도 감당 못한다며 무심해하는 엄마와 경솔하게 대처하는 교사의 모습이 사실적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이웃에 살던 초등생 왕따 사건을 바탕으로 글을 썼단다.
"꼭 주먹으로 때려야만 폭력이 아니야. 말과 눈빛으로도 얼마든지 주먹보다 더 사람을 아프게 때릴 수 있지. 무책임하게 내뱉은 너희의 말과 행동은 끝내 한 아이를 벼랑으로 몰고 있는 거야. 그걸…모르겠니?"
▶ 3일간의 가출 / 미셸 바야르 글 / 행복의 나무 / 9000원
가정의 불화와 부모에 대한 불만으로 가출한 두 아이가 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붐비는 기차역에서 만난 스테파니와 아델. 둘은 함께 하룻밤 노숙을 한 뒤 기차표도 없이 몰래 기차를 탄다.
복잡한 기차칸을 옮겨 다니며 검표원을 피해다니다 결국 붙잡히고 만 이들. 하지만 우아한 중년 여인의 도움으로 기차표를 얻어 가까스로 목적지로 향한다.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속속 일어나긴 하지만.
이야기 곳곳에 어린 시절의 마지막 터널을 지나는 이들의 모습이 긴박하고도 따뜻하게 전개된다.
십대 아이들의 미묘한 심리상태를 잘 포착했다. 어른들의 고집과 무관심으로 집 밖으로 내몰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가출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