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구 신부 묵상집 '귀본향'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본향(本鄕)으로 돌아가리라. 이 風震 세상에 내 한 몸 부려놓고 바람으로 돌아가리라.'
삶의 묵상 고백. 서석구 신부()가 책 「귀본향(歸本鄕)」 (신아출판사)를 냈다.
"사람들은 죽으면 모든 게 끝난다, 허무해진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제 생각은 달라요. 죽으면 영원한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해요. 종교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주님 곁에서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고 여기죠."
서신부는 본당 생활만 30년을 했다. 그러다 2∼3년 전 몸이 아파 본당생활을 접고, 완주 양로원에서 원목신부로 생활하게 됐다.
"여기로 오니까 사람들이 전화도 주시고 많이 챙겨주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더라구요. 글이라도 선물해 줄 요량으로 책을 냈죠."
때문에 그의 시는 종교적인 엄숙함, 딱딱함보다는 주변 일상에서 느낀 것을 바탕으로 쓴 솔직담백한 수필 같다.
그는 건망증 때문에 소변을 보고 가끔 지퍼를 열어놓는다는 쑥스러운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꺼내놓는다. 또한 수술 휴우증으로 약을 겹쳐 먹어 고역을 당했지만, 세 끼 식사는 혼돈한 일이 없어 애교로 봐주어야 겠다고도 한다.
차분한 위트와 재치도 독자들로 하여금 미소를 머금게 한다. 삼복더위에 친구에게 '부인을 갖고 싶다'고 농을 던졌더니 竹부인이 생기더라는 이야기도 풀어놓는다.
"이젠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인생을 되돌아 보게 된다"는 서신부는 "저를 위해 기도하고 기억해주신 고마운 분들을 위해 이 글을 바친다"고 말했다.
서신부는 성요셉동산에서 원목신부로 활동하고 있으며, 「하루를 살아도」「밀알 한 알이 썩지 않으면」「삶에는 연습이 없다」 등 시집·수필집·산문집 다수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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