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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뒤집어보기] ⑭ 자유분방한 문화예술교육 현장 들여다보기

'1인 3역' 에 문화예술인 내적 갈등…교육학적 방법론 부족한 자괴감속 교원과의 심리적 갈등 고민 깊지만

'문화예술교육'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진 요즘, 각자가 가지고 있는 예술적 역량을 교육이라는 목적과 접목해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예술은 정책과 지원, 활동 목적을 창작에 중심을 두고 있어서 문화예술의 소비도 창작자와 소비자의 대별된 형태로 이루어졌다.

 

1990년대 문화기반시설 확립에만 주력하던 문화정책이 2003년에 들어서면서 '문화강국'이라는 국가 비전 아래 국민의 문화 향유 확대와 창의성 향상을 위해 새롭게 마련한 문화예술교육 정책을 바탕으로 새로운 모델로 확대시켜나가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2003년 정부의 문화정책을 개선하면서 문화와 교육의 중간 지점에 위치를 잡고 종합계획을 수립, 2004년 12월 법안을 정식으로 상정했고 2005년 말, 문화예술교육 지원법을 통과시켜 문화관광부에서 주도하고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지원하여 적극적으로 활성화 되고 있다.

 

 

그러나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용어는 정책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엄밀히 따지면 문화교육과 예술교육의 개념이 분리되어야 하지만 예술교육에 문화교육을 통합한 문화예술교육으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지역에서도 전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설립되고, 문화시설과 전문단체, 민간단체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시행하고 있는데, 교육의 매개자 역할을 하는 예술인들이 창작자로, 교육자로, 생활인으로서 감당해야하는 책임감과 부담감은 크다.

 

문화교육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겪고 있는 고충과 갈등은 무엇일까. 그 현장을 들여다 본다.

 

▲ 문화예술교육의 매개자, 예술인

 

 

문화예술교육이 표면화되어 시행되면서 정확한 취지를 이해하거나 방법적 조치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매개자들(교육 강사)이 수급되어 체험적 교육을 중심으로 교육이 실행되어 왔다. 이러한 체험적 교육은 예술가들의 개별적인 경험에 의해서 실험적으로 행해지다가 한 두 해를 거치는 동안 다양한 계층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정책과 함께 교육내용도 다원화로 범위가 확대되어 전문성을 가진 매개자 인력 양성에 대한 요구가 더 절실해졌다.

 

물론 매개자들 중 일부는 2007년 시행된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양성사업'으로 워크숍과 네트워크를 통해 전문성을 키울 수 있었다. 전주에서도 6명이 참여해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지자체의 예산부족으로 그마저도 없어진 상태다. 때문에 문화예술교육의 매개자들인 예술가들이 프로젝트에 대한 예산으로 그동안의 경험을 쌓아가며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예술가들의 내면속에 잠재된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들이 겪는 갈등은 예술적 창작활동에 익숙한 예술인으로서 가질 수 밖에 없는 문화예술의 교육학적 방법론의 한계다. 이를테면 교육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데서 오는 자괴감과 교육 대상과 환경에 대한 정보 수집이 미흡한데서 오는 대상과의 마찰, 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교원들과의 심리적인 갈등 같은 것들이다.

 

이밖에도 예술가로서 창작활동이 소홀해지는 것에 대한 정체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도 예술가들이 여전히 문화예술교육의 현장에 있는 것은 교육을 통해 변화되는 사회를 체감하는 보람도 있겠지만 경제적인 여건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은 창작활동과 함께 생계를 위해 또 다른 일을 병행해야만 하는 현실에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참여는 예술성과 같은 범주 안에 있다는 장점에서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 갈등 해소를 위한 몇 가지 제언

 

문화예술교육이 사회 전반으로 확장되어 있는 시점에서 긍정적인 기대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교육대상과 매개자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 물론 그것만으로 매개자의 내면적 갈등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지만 국가 정책적인 기반 마련과 개별적인 문제 해결을 통해 조금이나마 완화시켜야만 한다.

 

갈등 해소를 위해 몇 가지를 제언하자면 첫째, 문화예술교육의 큰 틀에서 볼때 교육학적 측면과 예술적 측면을 조화롭게 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매개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꾸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둘째, 문화예술교육의 범위가 광범위해짐에 따라 전문 인력의 범위도 넓어져 전문성을 모두 강사에게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교사 또는 기획 인력과 연계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사회 전체가 함께 갈 수 있는 협력 기반을 마련해야한다.

 

셋째, 사회적 기반마련과 함께 매개자 개인은 스스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을 위한 교육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 예술가로서, 또는 교육자로서 예술과 교육 사이에서 겪게 되는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고 적절하게 접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매개자들 간의 소모임이나 워크숍을 통해 소통 구조를 마련하여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교환하며 연계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일회적인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자생적으로 또 다른 교육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대상과 매개자 각각의 피드백이 필요하다.

 

피드백이 없으면 정책 시행 초창기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체험적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상황에선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사회 전반에서 꾸준한 노력과 변화를 모색해야만 한다.

 

지금도 문화예술교육은 여러 곳에서 실행되고 있다.

 

/구혜경(독립기획자·본보 문화전문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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