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을 앞두고 소설가와 시인들의 여행 산문집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이들은 이국의 낯선 문화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깊이 있는 사색도 담아내는 등 저마다 색깔로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김인숙의 북경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제국의 뒷길을 걷다'(문학동네 펴냄)는 소설가 김인숙(45) 씨가 등단 25년 만에 처음 내는 산문집이다.
본격적인 '여행 산문집'은 아니지만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베이징 곳곳을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한 작가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 베이징을 찾는 사람들은 한번 읽어볼 만하다.
이 책에서 작가는 자금성, 황성, 이화원, 스차하이(什刹海), 동교민항 등 베이징 곳곳에서 제국의 흔적을 좇으며 그 속에서 사라진 옛 사람들의 이야기를 건져낸다. 278쪽. 1만2천원.
'샬롬과 쌀람'(창비 펴냄)은 소설가 유재현(46) 씨의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기행문.
1992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등단한 작가는 그동안 소설 외에도 '메콩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 '느린 희망', '달콤한 열대' 등의 기행 에세이를 낸 바 있다.
제목의 '샬롬'과 '쌀람'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인사말에 들어있는 말로 모두 '평화'를 뜻한다.
작가는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분쟁지역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요르단과 레바논 등지를 방문해 팔레스타인 문제의 역사적 근원과 국제정치적 세력관계를 파헤치고 그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담았다.
단순한 여행자의 시선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현지 문화인이나 활동가들과 만나 그들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감으로써 깊이 있는 글을 완성했다. 312쪽. 1만8천원.
황학주(54) 시인은 포토 에세이집 '당신,이라는 여행'(랜덤하우스 펴냄)에서 이탈리아와 아프리카를 오가며 남긴 글과 사진을 묶어냈다.
베네치아에서 시작해 로마와 나폴리와 피렌체 등을 거쳐 초록의 아프리카로 가는 여정에서 시인은 '사랑을 따라가는' 길 위의 단상들을 짧은 글 속에 담았다.
시인은 머리글에서 "이 책은 여행담이나 길 위에서 만난 낯선 삶의 풍경을 이야기하려 한 것은 아니다. 문학을 생각한 것도, 사람살이를 주제로 다루려는 의도도 없다"며 "단지 여행지에서의 감정과 마음의 무늬를 뒤따라갔다"고 말했다. 320쪽. 1만3천원.
이와 함께 시인 김수영의 '안식월'(황소자리 펴냄), 소설가 김연수의 '여행할 권리'(창비 펴냄), 소설가 박상우의 '혼자일 때 그곳에 간다'(시작 펴냄) 등 다양한 여행 에세이들도 최근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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