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대신 동네 슈퍼…카풀이나 자전거 출퇴근…외식 안하고 보험도 해약
"생활비만 20만원 정도 늘어난 것 같아요. 밀가루나 설탕만 사봐도 작년이랑 비교해 2배 정도 올랐다니까요. 작년처럼 살면 적자에요, 적자."
"교육비나 아이들 간식비 줄이는 건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외식비 줄이고, 내 옷 은 사고 싶어도 그냥 넘어가고, 아이들은 아울렛 매장에서 사 입혀요."
"대형마트 안 가고, 동네 슈퍼로 가는 게 경제적이에요. 마트 가면 꼭 사려고 했던 물건 외에 꼭 더 사게 되더라구요. 마트 나올땐 한 보따리가 되요. 그래서 좀 비싸더라도 동네 슈퍼로 가요. 필요한 것만 사면 낭비를 줄일 수 있으니까."
장바구니 물가가 30% 올랐다. 삼겹살·계란·우유 등 식료품을 사는데 지난해보다 평균 2만 2000원 정도가 더 든다. 하지만 주부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이보다 훨씬 크다.
전북일보 여성객원기자들은 "유가가 올라서 가뜩이나 어려운 판에 물가까지 덩달아 올라 한숨만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에서 받는 월급은 그대로지만, 매달 20∼50만원까지 지출이 더 초과돼 가계 허리가 휜다는 것이다.
"없는 사람들만 힘들어요. 1만원만 차이 나도 정말 크게 다가오거든요. 삼겹살, 우유 이런 거 다 서민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잖아요. 풀만 먹고 살수는 없어, 고기 반찬 한번 올릴려고 하면, 몇 번을 망설이게 되는지…."
이들은 아이들 교육비나 간식비는 줄일 수 없어 외식비를 줄이고, 보험 해약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교육비·관리비 등 목돈이 빠져 나가고 나면 한달 생활비로 쓸 수 있는 돈은 100만원도 채 안된다. 그마저도 식료품비와 교통비 등에 내고 나면 저축 자체가 어렵다.
특히 오를대로 오른 유가 때문에 한달 교통비 지출이 2배가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 차를 타지 않고 출·퇴근 직장 동료들끼리 카풀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 늘었다고.
"저희 동네엔 자전거 대리점이 들어섰어요. 오며 가며 보니깐, 매장에 제법 사람도 많이 드나들더라구요. 직장에서도 없던 자전거 보관대까지 생겼났어요."
객원기자들은 또한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휴가를 포기하거나 휴가를 가더라도 최대한 아끼고 줄여서 알뜰하게 다녀오는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족(4인 기준)이 1박2일 코스로 휴가 한번 다녀오면 20∼30만원 드는 것은 다반사. 때문에 최대한 줄이고, 줄여서 휴가 계획을 짜게 된다고 말했다.
"콘도가 있는 지인들에게 부탁하면, 숙박비를 따로 들이지 않고도 잠잘 곳을 마련할 수 있잖아요. 가끔 무료 콘도 이용권도 생길 때가 있어요. 이런 게 없으면, 언감생심 휴가 갈 엄두 못 내죠"
마트에 가서 음식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알뜰한 휴가 전략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심지어 코펠·텐트 등 놀러갈 때 필요한 도구들을 이웃이나 친구들에게 빌려 간식비·기름값만 부담한다는 것이다.
또 대형마트 보다 생협을 이용하면, 경제적인 장보기를 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생협에서 나오는 물건은 대개 직거래를 하기 때문에 물가상승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전한 먹거리 위주로 돼 있기 때문에 주부들도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객원기자들은 "정부가 우선 서민을 위한 물가안정대책을 마련하고, 경제를 본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급선무"라며 "잘사는 사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가장 밑바닥에서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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