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춘화전-사랑은 소통에 있다' 24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언뜻 보면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 같다. 그런데 뭔가 다르다. 으레 있어야 할 씨름하는 두 남자는 온데간데 없고 뒤엉켜 정사하는 두 남녀가 있다.
동양화가 안윤씨의 '五雨 馬二歌(오우 마이갓)'이다.
문화예술전시기획 공감(대표 김삼열)의 '우리시대의 춘화전-사랑은 소통에 있다'. 24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다.
감히 입에 올리지 못하고 은밀하게만 표현됐던 성(性)에 관한 편견을 해학과 풍자, 유머를 통해 통쾌하게 깬 전시다. '사랑은 소통에 있다'는 주제로 성(性)과 사랑의 까다로운 속살을 대범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표현했다.
참여작가는 곽승호 김기원 조헌 이경섭 이경태 심홍재 전량기 김동영 이철규 류명기 임택준 홍선기 김성민 김성욱 이남석 박운섭 문재성 정문배 안윤 최광호 최현.
파격적이면서도 위트 있는 작가들의 끼가 담겨 있다.
홍선기씨의 작품 '컹!컹!컹'. 사랑에 빠져 눈이 먼 두 강아지의 사랑, 그리고 이별 이야기를 담았다. 사랑의 언어는 '컹컹컹'이 전부. 하지만 들끓는 정은 어찌할 수 없다. 이어 보신탕 집으로 팔려간 '멍돌이'. 가게 앞에서 그를 기다리는 '멍순이'의 넋 잃은 포즈는 잊지 못할 반전이다.
김삼열씨는 "쑥스러운 성이 아니라 솔직하면서도 경쾌한 시선으로 성 담론을 담아냈다"며 "'사랑과 성은 멀리 있지 않다'는 명제를 담기 위한 작가들의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바느질과 사진, 나무조각, 천 등 다양한 오브제 활용을 했던 지난해 전시와 달리 올해는 임택준씨 조형물 외에 그림이 주된 축.
공감 측은 "여성 작가가 한 사람 밖에 없어서 아쉬웠다"며 "내년엔 여성작가들의 번뜩이는 실험정신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더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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