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무동으로… 중산리로…
기나긴 무더위가 꼬리를 드러내면서 다가오는 가을 초입. 대자연 속에 뛰어들어 찜통더위에 지쳤던 몸을 다시 추스르는 건 어떨까.
지리산 천왕봉. 비 오듯 흠뻑 땀을 흘리며 봉우리에 오르다 맞는 골바람, 이보다 더 시원하고 만족도 높은 에어컨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천왕봉에 오르는 대표적인 코스는 백무동 코스와 중산리 코스. 백무동 코스는 한신계곡 노선과 하동바위(능선) 노선으로, 중산리 코스는 법계사 노선과 유암폭포 노선으로 각각 나뉜다. 백무동과 중산리를 남북으로 횡단하느냐, 아니면 시작 지점에 되돌아오는 원점 회귀식 산행을 하느냐에 따라 천왕봉에 오르는 다양한 코스 조합이 가능하다. 코스에 따라 총산행시간이 크게 달라지므로 당일치기 산행을 원하면, 소요 시간을 사전에 점검하고 아침 일찍 서둘러야 가능하다.
하지만 하늘이 열리는 듯 떠오르는 천왕봉의 아침 해를 가슴 가득 맞길 원하면 1박2일 일정을 계획하는 게 무난하다. 장터목산장은 천왕봉 일출을 보려는 산악인들로 늘 붐비므로 인터넷을 통한 예약이 필수다.
[백무동 코스]
능선노선: 백무동-하동바위-장터목산장-천왕봉
계곡노선: 백무동-가내소폭포-세석산장-장터목산장-천왕봉
백무동에서 장터목산장에 오르는 가장 빠르고 쉬운 노선은 능선을 따라 걷는 노선. 하동바위와 참샘을 거치면 장터목산장에 오를 수 있다. 등반 거리는 짧지만 급경사가 많아 체력 소모가 많다.
계곡노선은 숱한 폭포와 함께하는 산행이다. 첫나들이폭포, 가내소폭포, 오층폭포, 한신폭포 등 원시림을 뚫고 쏟아지는 폭포가 장관. 지리산의 참 맛을 느낄 수 있지만, 능선코스에 비해 산행시간이 두배 정도 더 많이 소요된다. 이 노선을 따라 장터목산장에 도달하려면 6시간 정도의 산행시간이 필요하므로 산장에서 1박한 후 천왕봉에 오르는 게 무난하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가내소폭포에서 길이 갈린다. 오른쪽은 세석고원으로 이어지고, 왼쪽은 한신지곡으로 장터목산장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장터목산장으로 곧장 이어지는 노선은 안전 사고가 많아 통제구간이다. 노약자나 산행이 어려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겐 백무동-가내소폭포 구간만 왕복해도 무난하다.
[중산리 코스]
법계사 노선: 중산리-칼바위-로타리산장-법계사-천왕봉
유암폭포 노선: 중산리-칼바위-유암폭포-장터목-천왕봉
중산리 코스는 천왕봉에 오를 수 있는 가장 짧은 노선이다. 아침 일찍 서두르면 중산리에서 중산리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식 산행이나, 중산리에서 출발해 백무동 하동바위 노선을 가로지르는 남북 횡단을 하루에 즐길 수 있다. 총 산행 시간은 8시간 정도.
법계사에 들르면 산사의 운치와 함께 자연 암반 위에 세운 삼층석탑(보물 제473호)을 감상할 수 있다. 법계사를 지나 1시간30분 정도 올라가면 천왕샘. 남강 발원지인 이곳 샘은 가뭄 땐 물줄기가 끊기므로 로타리산장이나 법계사에서 미리 식수를 보충해야 한다.
유암폭포 노선은 계곡을 좌우로 오가며 등산로가 펼쳐진다. 장터목에서 하루 밤 묵고 천왕봉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은 점심 식사후에 등반을 시작해도 가능하다.
▲산행 팁
▶법계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무료로 점심 공양을 제공한다. 산행과 함께 산사에서의 색다른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장터목 대피소엔 '하늘 아래 첫 우체통'이 설치되어 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엽서를 띄우는 추억도 뜻밖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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