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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여행] 한약재와 천연 식재료로 맛낸 전주 '장가네 왕족발'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망을 구축하는 체인점이 들어서며 하나씩 문을 닫은 골목 안 족발집들. 빗발치는 외세(?)에도 꿋꿋이 버티며 건재하는 향토 족발집이 있다.

 

전주시 경원동 동부시장 인근에 자리 잡은 '장가네 왕족발'. 이 음식점을 경영하는 김혜경 대표(53)의 원래 직업은 맞춤 양복. 남편 장정수씨와 함께 운영하던 양복점이 기성복 시장의 공세에 매출이 뚝 떨어지자 음식점으로 전업했다.

 

김 대표는 서울 장충동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시누이를 찾아 요리법을 익혔고, 여기에 자신만의 노하우를 덧붙여 1993년 전주에서 족발집을 개업했다.

 

음식점이 대로변에서 벗어나 지리적으로 유리할 게 없지만, 알음알음으로 미식가 단골이 늘면서 '스테디 셀러' 음식점으로 분류된다. 10평에도 못 미치는 식당에서 하루에 소비하는 돼지다리는 20여개.

 

이 음식점이 성업하는 이유는 향토색 짙은 맛과 저렴한 가격이다. "된장 간장도 집에서 직접 만들어 손님들 식탁에 올립니다. 물론 돼지 다리도 철저히 국산만 사용하죠." 김씨는 심지어 배추 고추 등 식재료도 친정과 시댁에서 재배한 것만 고집하고, 콩나물 하나 구입할 때도 무공해 업체에 주문한다.

 

이곳 음식의 첫 느낌은 깔끔함과 담백함. 조미료와 설탕으로 맛을 낸 음식에 길들여진 사람에겐 색다른 경험이다. 상추에 참나물을 얹고, 마늘과 고추에 집된장을 넣어 쌈을 만들어 먹으면 제격이다.

 

이곳 서비스 중 눈길을 끄는 메뉴는 콩나물국밥. "손님들이 족발을 드신 후 별도로 식사를 찾는 경우가 많아, 아예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제공합니다. 가격은 공짜죠."

 

김 대표가 살짝 공개한 조리 비법은 잘 손질한 돼지 다리에 오가피 등 한약재와 마늘 양파 생강 등 천연 조미료를 넣고 2시간 이상 끓이는 과정에 다양한 양념이 고기 깊숙이 스며들게 조리하는 것이 포인트. 한약재는 돼지 특유의 냄새를 없애 준다.

 

주요 고객은 문화예술인들. 김씨는 "도내 문화예술인들이 자주 찾는 단골"이라며 "이들의 소개로 식당을 찾은 서울, 경상도 사람들이 전주를 찾을 때마다 예약 전화를 빠뜨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격도 경쟁 업소에 비해 상당히 낮다. 4명이 먹을 수 있는 대(大)가 체인점에선 3만원대이지만 이곳에선 2만2000원이다. 중(中)은 2만원, 소(小)는 1만8000원.

 

김 대표가 식당을 운영하는 생활 철학은 간단 명료하다. "맛있는 음식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게 전부죠" 김 대표는 과음한 손님은 정중하게 귀가시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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