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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작고명창 열전-국창 임방울

척박한시절 민초들 설움 달랜 맑으면서 슬픈 소리 들리나요

판소리 명창 임방울(1905∼1961). 그는 화려한 무대 보다는 시골장터나 강변의 모래사장에서 노래하기를 좋아했던 진정한 음유시인이었다.

 

판소리사에서 임방울은 늘 '쑥대머리'와 한 몸이다. 민초들의 한과 설움을 달랬던 그의 '쑥대머리'는 유성기 음반이 100만장이 넘게 팔리며 한반도 뿐만 아니라 일본과 만주에까지 울려퍼졌다. 맑고 슬픈 임방울 소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설움과 절망을 대신한 한 맺힌 절규였던 것이다.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작고명창 열전'에 국창 임방울을 올렸다. 4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2006년 만정 김소희, 2007년 동초 김연수에 이어 마련된 세번째 '작고명창 열전'. 짧은 인생사 속에 영원한 예술을 남긴 위대한 명창의 소리를 되살려 감상하고 판소리사에 빛나는 업적을 기념하는 자리다.

 

 

작고한 명창을 집중조명하는 '작고명창 열전'은 공연과 전시를 동시에 기획한다.

 

공연은 국창 임방울의 삶을 전통예술로 풀어내는 자리. 증손녀로 임방울의 소리를 올곧게 이어가고 있는 국립창극단 임향림이 나와 '쑥대머리'를 부르며, 임방울의 제자인 정철호 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 보유자가 문하생들과 함께 '적벽가' 중 '새타령'을 들려준다.

 

임방울 선생을 떠올리는 대담도 마련된다. 정철호와 안숙선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이, 염홍섭 임방울재단 이사장과 조통달 임향림 명창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명창을 그린다.

 

조통달 명창이 전북대 판소리 전공자들과 함께 부르는 '수궁가'와 최선 전북도지정 문화재의 '호남살풀이'도 펼쳐진다. 광주시립국극단 무용부의 '국창 임방울', 창극부의 입체창 '추억'과 창극 '쑥대머리'에 이어 임방울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영상도 상영된다.

 

전시는 소리축제가 개막한 26일부터 소리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리고 있다. 게임, 영상 등 체험 위주로 꾸며졌지만, 임방울에 대한 소개가 충분치 못해 정작 소리꾼으로서 치열했던 임방울의 생을 만나기에는 아쉬움이 많다.

 

임방울은 1904년에 광주 태어나 1961년 일생을 마칠 때까지 예술혼이 담긴 소리에도 불구하고 무형문화재가 되지 못했다. 죽음도 극적이었다. 1960년 가을 김제에서 공연 도중 갑자기 쓰러졌고 다음해 3월 8일 세상을 떠났다.

 

한·일합방, 광복, 한국전쟁 등을 모두 겪은 그의 삶은 고단했지만, 판소리에 대한 열정만은 뜨거웠던 진정한 예인. 나라에서 인정한 명창이라는 뜻인 '국창(國唱)'이란 말이 공연히 붙은 것이 아니다. 그를 떠올리는 일은 고단한 삶 판소리 한대목으로 위로를 얻었던 옛 사람들을 기억하는 일이고 소리의 진정성을 찾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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