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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밭 헤매던 젊은 날의 가을 회상

'시와 시조와의 만남' 송하진 전주시장·백수인 시인 초대

지난달 31일 전주 고하문예관에서 열린 시와 시조와의 만남에서 백수인 시인(왼쪽)과 송하진 전주시장이 자작시를 낭송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일곱번째 '시민과 함께 하는 시와 시조와의 만남'은 가을옷으로 갈아입었다.

 

'문화의 달' 10월의 마지막을 갈무리하는 자리. 31일 오후3시 스타상호저축은행 고하문예관에서 열린 시와 시조와의 만남엔 송하진 전주시장이 시 나들이에 나섰다.

 

'강물이 발돋움하면 닿는 땅 / 달포에 몇 번 올까 말까 하는 비에 / 젖어도 그만 젖지 않아도 그만인 날들 가고 / 큰 물에 강물이 천천히 일어서며 손 내밀면 / 바삭바삭한 가슴 열어 / 비로소 숨 한 번 크게 쉬는구나' ('둔치' 중에서)

 

4∼5년 전 썼다는 시 '둔치'엔 늘 바삭바삭하게 말라있던 둔치를 적시고 뒷걸음으로 떠나는 강물에 대한 야속함이 담겨있다. 언제 꽃을 피워내고, 떨구어야 할지 아는 자연의 순리에 주목한 '나무 아래 눕다'와 축제 현장에서 이글거리며 타오르던 불꽃을 통해 시상을 열었던 '불의 축제'를 통해 시적 상상력을 겸비한 행정가의 면모를 보였다.

 

동경했던 미당 서정주 선생 댁을 무턱대고 방문했던 젊은 시절을 통해 시에 대한 그리움의 속살을 드러내기도 했다.

 

백수인 시인(조선대 교수)은 '새벽' '톈진의 겨울바람' '투명한 난꽃'을 통해 시세계로 이어진 자신의 운명같은 여정을 소개했다. 초등학교 6년간 하루 왕복 20리 들판을 걸어다녔던 그는 자연과 닮아진 자신을 발견했다. 생계의 가느다란 비탈길에서도 맑은 시심을 유지하며 차가운 운명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사람.

 

지인들의 따뜻한 관심으로 시를 공부했고, 시밭을 쉴새없이 갸웃댄 지난날 추억을 되짚었던 그는 아직은 당도하지 않은 시세계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털어놨다.

 

위은영씨는 진중한 거문고 소리로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 '하현도드리, 출강'을 통해 시로 물든 만남의 자리에 무게를 더했다.

 

최승범 시인은 "일곱번째 시와 소리의 만남이 더 젊어지고 새로워 진 것 같아 기쁘다"며 "모두에게 알갱이를 거두는 '가을걷이'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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