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예술품과 보석 등이 거래되는 세계 최대의 경매회사인 크리스티도 글로벌 경기불황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당일 영국의 현대 아티스트인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이 1억2천700만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할 때만 해도 예술시장만큼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같은 기대가 여지없이 무너졌다.
13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에 따르면 크리스티는 전날 인력 감축을 포함, 조직 전반에 걸쳐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월가 등 금융계 CEO들의 보너스 잔치에 힘입어 10년 가까이 호황을 구가했던 예술품 경매시장이 글로벌 증시와 더불어 지난 4개월간 급락세를 보인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런던에 본부를 둔 크리스티는 1766년 제임스 크리스티에 의해 창립됐으며 현재 43개국 85개 지점에 2천1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크리스티의 구조조정은 이른바 '닷컴' 붐이 끝난 2001년 이후 처음. 크리스티의 라이벌 회사인 소더비는 이미 지난달 "불확실하고 거시적인 경제환경"을 이유로 감원과 봉급삭감을 통해 올해 700만 달러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크리스티 등 세계적 경매소들의 실적 부진은 금융위기 여파로 단골인 미국과 서유럽의 부자들은 물론 러시아와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의 큰 손들이 구매를 꺼리고 있는 데다 지난해 7월 최고점을 찍었던 유가 급락 사태로 오일달러의 파워가 꺾인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뉴욕 경매에서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자화상을 포함해 경매에 나온 전체 작품의 3분의 1 가량이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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