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산대폭삭감' 노조반발로 시작…지금은 전체예술인 갈등으로 비춰져
전북도립국악원 실·단장들이 국악원 정상화를 위한 대토론회를 제안하고 나섰다.
김영자 창극단장 겸 교무실장, 류장영 관현악단장, 문정근 무용단장, 박용재 학예연구실장 겸 공연기획실장은 13일 전북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계에서 지적된 국악원 제반 문제점들을 모두 수용하고 조속한 시일 내 개선, 환골탈태의 기회로 삼겠다"며 "국악원 사무국과 실·단장, 노조, 비조노가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통해 국악원 내부적으로 스스로 개혁안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은 각 실·단장과 이에 동의하는 일부 단원들이 참여한 것으로, 외부에서는 국악원 내부적으로 예술인들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있다. 또한 추경을 앞두고 삭감된 예산을 조금이라도 반영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국악원 갈등 원인
국악원 문제는 지난해 12월 전북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회가 방만한 운영 등을 지적하며 19억원에 이르는 공연예산을 대폭 삭감하며 촉발됐다.
또한 전주세계소리축제,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의 통합, 국악원 해체 후 재정비 등으로까지 논의가 확대되고 사무국이 순환교류를 통한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상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하면서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지금까지 국악원의 성과와 역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반발해 왔다.
▲오디션에 대한 문제제기
국악원이 가장 많이 받아온 비판 중 하나는 상임직원들의 노령화와 매너리즘에 대한 지적이었다. 특히 2002년부터 최근까지 국악원 상임직원 평정결과 탈락 단원이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디션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또한 단체협약을 통해 정년과 자동승급이 보장되면서 대안으로 오디션을 강화했다는 노조 측 주장은 충분한 공감을 얻어내지 못했다. 실·단장들 역시 "단원들의 기량 향상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국악원 문제가 이렇게까지 확대된 이상 현재의 오디션 기준을 더욱 강화해 철저하게 검증받자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예술인들 갈등으로 확대되나?
각 실·단장들은 기자회견을 열며 "국악원이 지적받고 있는 문제들과 관련해 노조 입장이 구성원 전체의 의견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과 관련, 자칫 예술인들간의 갈등으로 부각되는 것을 우려한 노조 측에서는 반발 보다는 국악원 정상화를 위한 대안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노조는 "대토론회와 관련해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시기나 논의 내용 등은 국악원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좀더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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