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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한국문인협회 진동규 회장 퇴임 "숙원 못이뤄 아쉬워…"

"새만금·경제문제 도민 상실감 글을 통해 역사적 향수 달래야"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이땅이 문단의 역사를 세운 곳이니 문인들이 도민들의 정신적 지주를 자처해야 한다고 핏대를 세운 게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숙원사업을 못 이루고 가는구나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06년부터 한국문인협회 전라북도지회를 이끌었던 진동규회장(63·사진). 진회장은 지역 정서를 문화적으로 순화시키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시간이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땅길, 물길, 하늘길, 사람이 터가는 길인 새만금. 그는 새만금에 새로운 문화권을 창출하기 위해 '새만금 문학제' '새만금 신천지 기원제' 등을 추진했지만, 도민들의 정서를 담는 일엔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경제논리로만 치닫고 있는 개발사업을 보면 답답했습니다. 새만금이 개발되면 도민 모두가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단순논리가 판을 치지만, 새만금은 엄연히 국가땅 아닙니까. 도민들의 상실감은 나중에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에 하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역사적 향수를 얹는 일들을 추진하자 한 거죠."

 

총 33km에 이르는 바다를 끼고 있는 군산∼부안은 나당 연합군과 백제를 비롯한 4개국이 치열하게 교전을 치렀던 곳. 무려 400년간 전쟁을 치렀던 곳이니 만큼 역사코드로 풀어낼 수 있는 게 많다. 일본의 '아스카 언덕'이 백제인들이 망양의 한을 달랜 상징적인 공간이라면, 새만금 역시 도민들의 역사적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언덕배기로 만들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서민경제를 팍팍하게 만드는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마트 입점에 관한 글쓰기도 문인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책무라고 여겼다. 통계자료를 통해 지역 경제를 초토화시킨다는 다소 분석적인 글을 통해 여론을 환기시키고자 했으나, 결실을 맺지 못한 게 애석하다고 덧붙였다.

 

이젠 한 시름 놓아도 될 법 하지만, 빡빡한 일정은 올해도 진행형이다. 진회장은 정여립 생가터, 창암 이삼만 선생의 비가 있으며, 목조 임금의 놀이터이기도 했던 전주천을 시민들과 함께 아름다운 테마공원을 만드는 작업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주천의 아름다운 풍광에 얽힌 추억을 조롱조롱 구슬처럼 꿰면, 시민들을 위한 문화적 쉼터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

 

또한 새만금을 소재로 가사를 쓴 오페라 '새만금 33km는 전장이었다(가제)'를 조만간 발표한다. 도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문화공간은 곧 무대라는 인식에 기인해 가사를 쓰게 됐다.

 

덧붙여 그는"새로 선출될 전북문협회장의 충만한 기운을 예감한다"며 "그 기운을 타고 전북문협이 새롭게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혼의 문제는 곧 시 쓰는 일이라는 평소 철학대로 올해 말 시집도 엮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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